머리 맞댄 의사들…“차관은 걸레 물고 자나” 막말에 음모론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30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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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협의회 비대위 긴급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서울의대 학생대표의 발표를 듣고 있다.2024.4.30/뉴스1
30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협의회 비대위 긴급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서울의대 학생대표의 발표를 듣고 있다.2024.4.30/뉴스1
“박민수 차관은 잘 때 걸레를 물고 자는 게 아닌가, 아침에 브리핑을 할 때마다 어떻게 저런 말만 할까 생각할 수밖에 없다”(최기영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

서울대 의대 및 병원 소속 교수들이 30일 진료를 중단하고 개최한 심포지엄 행사에서 ‘막말’에 가까운 정부 비난 발언이 쏟아졌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 심포지엄에서 첫 발제자로 나선 최 교수는 ‘의료대란 사태의 발생 배경’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또 최 교수는 “인터넷에서 2000이라는 숫자가 너무 이상하다고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종교적 도움을 섬기는 자세를 보여온 만큼 2000이란 숫자에 주술적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퍼지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결정한 것에 대한 일종의 음모론을 제기한 것. 최 교수는 “증원 규모 발표 후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훌쩍 뛰고 선거 국면에서 재미를 톡톡히 봤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난다고 선언한 서울대 의대 비상대책위원회 수뇌부 4명이 모두 참여했다. 서울대 의대 학생회장, 서울대 의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표,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및 서울대 의대 전공의와 의대생 30여 명도 참석했다.

진료를 중단하고 자체 행사를 연 의사들에 대해서는 환자들의 비판이 나왔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환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치료의 난국 속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다”며 “한창 진료를 해야 할 시간에 의사들끼리 모여 자기들만의 성토대화를 열고 있다는 것을 환자들이 안다면 분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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