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교육자료’로 둔갑한 ‘현대차 전략’…영업비밀 9차례 유출한 60대

  • 뉴스1
  • 입력 2024년 2월 20일 10시 12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11.13/뉴스1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11.13/뉴스1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개발 전략을 퇴직자 교육 자료인 것처럼 속여 유출한 6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이종민 판사는 최근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65)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했다.

현대차에서 신규 개발 차량 섀시(chassis·차대) 설계·개발 업무 등을 담당하며 35년간 근무한 A 씨는 2019년 정년퇴임 뒤 자동차 부품 업체, 중국 전기차 업체로 잇따라 이직했다.

퇴직을 한 달 앞둔 2019년 11월 A 씨는 이직 업체 업무 등에 참고하려는 목적으로 현대차의 전기차 개발 전략이 담긴 제품안을 문서로 출력해 집으로 가져가며 유출했다. 현대자동차는 2021년 ‘아이오닉5(프로젝트명 NE)’를 시작으로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추진하면서 해당 제품안을 극비로 지정·보호하고 있었다.

특히 A 씨는 회사 보안팀 감시를 피하기 위해 업무용 컴퓨터에 저장된 ‘NE 제품안 2차_(190320).pptx’ 파일명을 퇴직자 교육 자료인 것처럼 ‘사회공헌.pptx’로 변경했다. 이런 방식으로 A 씨는 퇴직 직전 한 달 사이 총 9번에 걸쳐 영업 비밀을 외부로 빼돌렸다.

A 씨는 또 퇴사 시 영업비밀이 포함된 자료를 반환·폐기하지 않고 사건 수사를 담당한 경찰이 압수할 때까지 9개월 가까이 보관했다.

재판부는 “유출 행위 자체로 회사에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혔다고 볼 수 있어 죄책이 무겁고 사안이 중하다”면서도 “영업 비밀을 제3자에게 유출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고 실질적으로 취득한 이익이나 회사가 입은 손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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