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특화단지’ 유치에 도전장
반도체 생산 기업 밀집된 ‘구미시’
배터리 양극재 전초기지 ‘포항시’
지난달 30일 경북 구미시 산동읍 구미코에서 열린 ‘경북 반도체 초격차 전문 인력 양성 사업 출범식’에서 김장호 구미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홍원화 경북대 총장(왼쪽에서 두 번째부터)을 포함한 참석자들이 반도체 첨단특화단지 유치를 기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대한민국 첨단 산업의 메카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경북 구미시는 국가첨단전략산업 반도체 특화단지(첨단특화단지) 유치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전진기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경북 포항시도 이차전지 첨단특화단지 지정을 통해 ‘배터리 중심 도시’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한국 전자산업의 중심지였던 경북은 대한민국 산업 발전을 이끈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데 이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는 없는 것”이라며 목전에 다가온 첨단특화단지 지정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 반도체 전문 인력 2만 명 양성 시동
먼저 경북도와 구미시는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반도체 전문 인력 2만 명 배출을 목표로 본격적인 인재 양성에 돌입한 상태다.
경북도는 지난달 30일 구미시 산동읍 구미코(GUMICO)에서 ‘경북 반도체 초격차 전문 인력 양성 사업’의 본격 추진을 알리는 출범식을 가졌다. 이날 출범식에는 이 지사와 김장호 구미시장을 비롯해 경북도의원과 구미시의원, 지역 대학 총장, 연구기관 및 기업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사업은 경북도가 지난해 발표한 ‘경북 반도체 산업 초격차 육성 계획’ 중 하나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만성적 인력 문제를 해결하면서 구미가 반도체 첨단특화단지로 지정될 시 산업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자는 취지다. 목표는 산학연 역량을 결집해 2031년까지 전문 인력 2만 명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포스텍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경북대, 금오공대, 대구가톨릭대, 구미전자공고 등이 인력 양성에 동참하기로 했다.
경북도는 앞으로 △기업 수요에 대응한 인력 지원 △반도체 전공 실습 과정 공유를 통한 대학 역량 강화 △특성화고 반도체 공정 교육 확대 △대학 석박사 및 기업 재직자 등 고급 인력 양성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반도체 경쟁은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산업 전쟁이자 국가 총력전”이라며 “국가 반도체 산업의 위상 확립과 지역 경제 성장을 위해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에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 글로벌 반도체 소부장 거점 구미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반도체 첨단특화단지 선정에 도전장을 내민 구미시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산의 중심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반도체 완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수도권과 차별화하고 있다.
실제로 구미국가산업단지에는 국내 유일의 웨이퍼 제조 대기업인 SK실트론을 비롯해 통신용 반도체 기판 세계 1위인 LG이노텍, 쿼츠웨어 세계 1위 업체 원익큐엔씨 등 기업 344곳이 자리 잡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이처럼 반도체 기업이 밀집한 곳은 구미가 유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도체의 생명수’라고 불리는 초순수 국산화가 국내에서 처음 구미에서 실현되기도 했다. SK실트론 2공장에는 현재 SK실트론이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협력해 지은 초순수 실증 플랜트가 가동 중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최근 1년 동안 소부장 기업의 지속적 투자가 이어지면서 약 3조7900억 원의 투자 성과를 이끌어 냈고, 2791명의 고용 창출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 이차전지 중심지 꿈꾸는 포항
포항시는 이차전지 첨단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포항은 배터리의 용량과 수명, 충전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소재인 양극재 분야의 전초기지다. 연간 양극재 생산량이 국내 최대 규모인 15만 t에 달한다. 또 포항 북구 영일만 산업단지와 남구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를 연결하며 국내 최대 이차전지 소재 생산단지가 조성돼 있다. 포항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수요의 15∼20% 수준인 연간 100만 t까지 양극재 생산 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풍부한 전문 인력도 강점이다. 현재 포항이 소재한 경북에서 10개 대학, 12개 대학원이 이차전지 산업 관련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연간 5000명 이상의 전문 인력이 배출될 기반이 갖춰진 것이다.
동해안 유일의 컨테이너 항만인 영일만항을 보유한 점도 강점이다. 원재료 수입 및 제품 수출에 유리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첨단특화단지 유치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양극재 전초기지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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