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한상혁 주도로 종편심사 점수 조작” 재판에 넘겨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韓 강한 불만에 간부들 조작 나서”
김기현 “철밥통 포기, 사퇴해야”
韓 “혐의 부인… 재판서 결백 입증”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사진)이 2020년 TV조선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경섭)는 2일 “한 위원장 주도로 방통위 관계자들과 종편 재승인 심사위원장 등이 계획적, 조직적으로 재승인을 불허하기 위해 평가점수를 누설하고 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한 위원장 등 6명을 기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한 위원장은 2020년 3월 19일 재승인 심사 결과 TV조선이 일반 재승인 점수보다 높은 점수를 얻자 방통위 양모 방송정책국장 등에게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양 국장 등이 평가 점수를 누설해 사후에 점수 조작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양 국장과 차모 방송지원정책과장 등은 한 위원장의 의사에 따라 재승인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당시 심사위원장 윤모 교수에게 채점 결과를 미리 알리고 평가점수를 낮추도록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다른 심사위원 2명이 특정 평가 항목의 점수를 낮춰 ‘과락’으로 조작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한 위원장은 수차례 점수 조작 사실을 보고받고, 적극적으로 은폐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점수 조작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내부 입단속도 지시했다고 한다.

검찰은 “한 위원장이 평소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던 TV조선의 종편 재승인을 불허하기 위해 심사위원 추천 단계부터 편향성을 이유로 제외됐던 특정 시민단체를 다시 포함시켜 심사위원으로 임명했다고 판단해 직권남용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한 위원장에 대해 “낯 뜨거운 철밥통 지키기 중단하고 당장 사퇴하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주장하는 기소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한다. 앞으로 재판을 통해 결백을 입증해 나갈 것”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통위 설치법)에 따르면 방통위원장을 포함한 방통위원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지 않으면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 면직되지 않는다. 한 위원장의 임기는 7월 말까지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