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무상 제공, 쉬다 가셔라” 산불 피해에 손 내민 강릉 상인들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4월 12일 10시 19분


강릉시 한 카페의 인스타그램 갈무리
강릉시 한 카페의 인스타그램 갈무리
강원도 강릉시에서 11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한 카페 사장이 소방대원 등에게 무상으로 커피를 제공하겠다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강릉시 강문동의 한 카페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강릉시 화재 관련 소방·경찰·군인·기타 공무원분들께 커피 무상 제공합니다”라고 공지했다.

이어 “현재 긴급 대피하여 가실 곳이 없는 분들에게는 필요하시다면 정말 간단한 요깃거리와 음료를 제공하겠다”라며 “편히 쉬어가셔도 된다. 소방, 경찰, 군인 그리고 다른 공무원분들께서도 쉬러 오시라”고 적었다.

카페 운영자 허 씨(42)는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10년 넘게 의용소방대 활동을 했다. 현장에 직접 나가서 보면 아비규환이라 불을 끄는 상황에만 집중을 하게 된다”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쉴 공간도 없고 주변에 도움을 주는 사람도 그 사람들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커피를 파는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며 “아내와 함께 이런 상황에 대해 고민하며 이번에 커피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출동을 하러 나가면 아내가 카페에서 커피를 만들며 내조를 해줬다”라며 “어제 약 500잔 정도의 커피가 나갔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정상 영업을 중단한 이 카페는 계좌번호 요청과 함께 도움을 주고 싶다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사양하고 싶고 저희 가게가 아닌 나라에서 성금 모금을 할 때나 다른 곳에 동참해주면 고맙겠다”고 전했다.

허 씨는 “카페 상호명을 가려달라”고 거듭 부탁했다.

끝으로 그는 “현장에서 통제하는 거 도와주러 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강릉 산불은 이날 화재 발생 약 8시간 만인 오후 4시30분경 주불이 진압됐다.

순간풍속 초속 30m에 달하는 강풍 탓에 확산한 산불로 축구장 면적 530배에 이르는 산림 379㏊가 소실됐다. 또 주택과 펜션 등 총 100곳이 넘는 시설물이 피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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