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임재, 이태원 참사 105분전부터 무전 들어…경비기동대 요청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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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31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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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뉴스1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뉴스1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이태원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에 경비기동대 지원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참사 발생 105분 전부터 인파사고 위험성을 알리는 무전을 듣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더불어민주당 기동민·김남국 의원실이 입수한 이 전 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 등 5명의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용산서가 참사 당일 서울청에 경비기동대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송 전 실장과 관련해 “‘인파 운집으로 인한 압사사고 예방’이 아닌 ‘무단횡단 등 교통무질서 단속’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서울청으로부터 교통기동대만 지원받기로 결정했다”며 “서울청에 경찰관기동대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봤다.

용산서의 경비기동대 요청을 두고 이 전 서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벌여온 진실공방에서 검찰이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는 김 청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공소장에는 이 전 서장이 참사 발생 약 105분 전인 오후 8시 30분부터 112상황실 문전을 듣고도 인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검찰은 이 전 서장이 당시 관용차에서 112 자서망(교신용 무전망) 송수신 내용을 파악했다고 판단했다. 용산서 112 자서망에는 이태원 일대에 인파가 몰리면서 차도까지 밀려 나갈 정도로 관리가 되지 않고, 차도로 밀려 나간 인파를 계속 인도 위로 올려 군중 밀집도가 가중되고 있다는 내용이 송수신되고 있었다.

이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등에서 오후 11시경 상황을 파악했다는 이 전 서장의 입장과 배치된다.

검찰은 “이 전 서장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무전 내용을 모두 지득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며 “휴대전화로 오후 9시 57분경 송 전 실장과 3분 20초간 통화를 하기도 해 당시 현장 상황을 손쉽게 파악하고 적절한 대응 조치까지 할 수 있었다”고 봤다.

공소장에는 이 전 서장이 정현우 용산서 여성청소년과장(경정), 생활안전과 소속 최모 경위 등과 허위공문서 작성을 공모한 정황도 자세히 기재됐다. 이들은 이 전 서장이 현장에 늦게 도착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상황보고서를 조작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행사)를 받는다.

검찰은 이 전 서장이 참사 당일 오후 11시 36분 이태원파출소 옥상에서 경찰대 동기인 정 과장 등을 불러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고, 정 과장이 최 경위에게 보고서 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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