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노영민 불러 ‘서해 피살 文에 보고 상황’ 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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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피살 다음날 논의 내용 물어
野 “盧-박지원까지 정치보복 수사”

검찰이 13일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수감 중)과 함께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보고를 했던 ‘청와대 2인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사진)을 불러 조사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이날 노 전 실장을 불러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7세) 피살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에 열린 1차 관계장관회의 논의 내용과 7시간 반 뒤 이뤄진 문 전 대통령 보고 등에 대해 캐물었다. 당시 보고에서 문 전 대통령은 “만약 첩보가 사실로 밝혀지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다. 사실관계를 파악해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려라”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서 전 실장이 이날 관계장관회의에서 보안유지 결정을 내리면서 국가정보원과 국방부가 작성한 첩보 보고서 등이 모두 삭제됐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이 씨 미구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같은 시간 있었던 문 전 대통령의 유엔 연설과 정부의 대북 화해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제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같이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13일 통화에서 “당시 사건은 우리 정부가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결정한 정책적 판단이었다”며 “그걸로 서 전 실장을 구속한 데 이어 노 전 실장, 박지원 전 국정원장까지 불러 조사를 벌이는 것은 정치적 보복”이라고 성토했다.

檢, 노영민에 文 지시사항 등 집중 추궁


피살 사건 보고 지연 이유도 물어



검찰은 13일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사진)을 상대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 피살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와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열린 1·2차 관계장관회의 내용과 대통령 보고 내용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이 씨 피살 및 시신 소각 첩보가 입수된 상황임에도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수감 중)과 노 전 실장 등 관계장관회의 참석자들이 △북한에 대한 경고 내지 규탄 △우리 군의 대비 태세 점검 등에 관한 논의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회의는 외교안보사령탑인 서 전 실장이 주재하지만, 노 전 실장과 서 전 실장은 함께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이 씨의 피살 및 소각 정황을 23일 오전 8시 반경 처음 대면 보고했다.

검찰은 이날 노 전 실장을 상대로 사건에 대한 보고 내용은 물론이고 이 씨 피살에 대한 대통령 보고가 왜 늦게 이뤄졌는지와 문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이 받은 보고는 구두로만 이뤄져 관련 문건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게 서 전 실장 측 주장이다. 검찰은 올 9월부터 3개월여간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했지만 관련 문건을 찾지 못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노영민#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문재인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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