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300번 육군 대위 “세 아이에 나눔 가르쳐야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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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사단 복무중인 안치훈 대위
대한적십자사 ‘최고명예대장’ 받아
최근 헌혈길엔 세 아이와 동행
“1000번이 목표… 나눔 보여줄것”

육군 35사단 이순신여단에서 복무 중인 안치훈 대위가 17일 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 전주 효자헌혈의 집에서 300회째 헌혈을 하고 있다. 육군 35사단 제공
육군 35사단 이순신여단에서 복무 중인 안치훈 대위가 17일 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 전주 효자헌혈의 집에서 300회째 헌혈을 하고 있다. 육군 35사단 제공
“헌혈 1000번을 채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이들이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이웃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전북에 있는 육군 35사단 이순신여단 부안대대에서 복무 중인 안치훈 대위(31)는 17일 300번째 헌혈을 하면서 “세 아들에게 좋은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웃었다.

안 대위는 이날 대한적십자사가 수여하는 ‘최고명예대장’을 받았다. 적십자사는 헌혈 횟수에 따라 ‘은장’(30번), ‘금장’(50번), ‘명예장’(100번), ‘명예대장’(200번), ‘최고명예대장’(300번) 등을 수여한다.

안 대위가 헌혈과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생 시절이다. 우연히 찾은 헌혈 홍보 부스에서 ‘혈액이 부족해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는 포스터를 본 게 계기가 됐다. 안 대위는 곧바로 헌혈을 위해 침대에 누웠고, 이후부터 2주에 한 번씩 거르지 않고 헌혈하고 있다. 입대한 뒤에도 특별 훈련이 있는 때를 제외하고는 격주로 빠짐없이 헌혈에 동참 중이다.

2014년 입대한 안 대위는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차가 없어 버스 등 대중교통을 타고 헌혈 장소를 찾아갔다. 복무 지역에 헌혈 장소가 없어 다른 지역까지 찾아가기도 했다. 연애시절 아내와 데이트를 하면서도 헌혈을 했다. 처음 헌혈할 당시 자신과 한 “꾸준히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안 대위의 헌혈 사랑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로나19로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을 때에는 휴가까지 내고 헌혈을 했고,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를 하면서 꼬박꼬박 혈액 나눔을 실천했다.

요즘 안 대위가 헌혈하러 가는 길에는 여섯 살, 네 살, 두 살 아들이 함께한다. 육아로 지친 아내에게 잠시나마 쉬는 시간을 주고 싶은 마음과 함께 헌혈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안 대위는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헌혈은 군 복무로 제한된 환경에서도 할 수 있는 최고의 봉사”라며 “코로나19로 혈액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많은 분들이 헌혈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헌혈 300번#안치훈 육군대위#대한적십자사#최고명예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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