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접종 ‘50대 이상’으로 확대…재유행 억제 효과 두곤 의견 분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3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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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이날  한 총리는 “4차접종 대상을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한덕수 국무총리가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이날 한 총리는 “4차접종 대상을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정부가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대응책으로 4차 접종을 확대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경제 상황과 방역 피로감 등으로 인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체제로 회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심 끝에 내놓은 것이다.

4차 접종이 재유행 억제에 효과적일지는 의견이 갈린다. 다만 지금 코로나19 재유행을 이끄는 오미크론 ‘BA.5’에 맞춘 개량백신이 나오는 가을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정부 “4차 접종 위중증 사망 막아”
방역 당국은 4차 접종 대상자를 기존 △60세 이상 △암 환자 등 면역저하자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 입소자에서 △50세 이상 △18세 이상 기저질환자 △장애인시설 입소자 등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4차 접종의 감염예방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위중증 및 사망을 막는데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 사용하는 백신으로 4차 접종을 하면 고위험군의 중증 예방효과가 3차 접종 대비 50.6%, 사망 예방효과가 53.8% 더 높다. 미국, 호주 등 주요국도 50대의 4차 접종을 허용하고 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중앙안전재난본부 브리핑에서 “50대는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이 많고, 3차 접종 후 4개월 이상 경과한 사람이 96%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해 4차 접종 대상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은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준(準) 고위험군’인 50대를 4차 접종 대상에 포함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50대 4차 접종의 효과가 충분치 않을 것이란 지적도 여전하다. 50대의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은 0.04%로, 40대(0.01%)보다는 높지만 60대(0.16%), 70대(0.64%), 80세 이상(2.69%)보다는 크게 낮다. 재유행을 주도하는 BA.5가 면역회피 성향을 보여 4차 접종의 감염예방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여전하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는 “50대 코로나 치명률은 독감보다 낮은데 백신으로 통제하겠다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모습.  © News1 DB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모습. © News1 DB
국민들이 4차 접종에 얼마나 나설지도 문제다. 현재 60세 이상 4차 접종률은 인구 대비 31.8%다. 정부 관계자는 “50대가 4차 접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대상자 확대를 계기로 60대 이상에게 백신 접종 참여 메시지를 주는 것도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유행 더 악화되면 거리 두기도 검토
정부는 이번에 영업시간과 모임인원을 제한하는 등 전 국민 대상의 사회적 거리 두기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치명률과 위중증 환자 증가 등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지금보다 악화되면 선별적, 부분적으로 거리 두기를 재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전체 유행규모가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거리 두기를 재개할지, 이 때에 식당 카페 등 국민생활 밀접 시설들을 다시 거리 두기에 포함할지 등의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거리 두기를 할 수 있다는 점과 그 기준을 국민에게 안내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당초 17일까지로 예정됐던 확진자 대상의 7일 격리의무를 이번 재유행이 진정될 때까지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또 해외 입국자는 입국 후 3일 이내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왔는데 이를 입국 1일차에 받도록 조정했다.

또 방역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예방목적 항체치료제 ‘이부실드’를 8월 둘째 주부터 투약하기로 했다. 현재 78만 명분을 보유한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도 94만2000명분을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이번 겨울을 잘 넘기면 훨씬 다른 세상이 올 것”이라며 “국민이 독감경보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코로나19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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