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확진 2주째 더블링…“한달뒤 하루 25만 전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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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유행]
코로나 신규확진 어제 3만7360명
2주연속 더블링 1월말 이후 처음
휴가철 겹쳐 여름 대유행 경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한 주 만에 2배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행 확산과 여름 휴가철 이동량 증가가 겹쳐 8월 중순엔 하루 확진자가 최고 25만 명 수준으로 치솟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7360명으로 집계됐다. 2주 전인 지난달 28일 9894명의 3.8배, 한 주 전인 이달 5일 1만8136명의 2.1배로 각각 급증했다. 하루 확진자가 2주 연속으로 더블링(2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은 올 1월 말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이후 처음이다.

특히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보다 면역 회피 수준이 3배 이상으로 높은 세부 계통 바이러스 ‘BA.5’가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주(3∼9일) BA.5의 국내 검출률은 35.0%로 집계돼 ‘BA.2.3’(31.8%) 등 다른 세부 계통 바이러스를 제치고 가장 비중이 큰 변이가 됐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BA.5는 높은 면역 회피 수준 때문에 많은 재감염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초반 확산세는 미국 영국 등과 비교해도 빠른 편이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인구 100만 명당 일평균 확진자는 한국이 311.5명으로 미국(310.5명), 영국(304.8명)을 앞질렀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해외 입국 격리 조치 등이 잇달아 해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초 이번 유행의 정점을 ‘늦가을 하루 15만 명’ 수준으로 전망했던 연구진들도 더 크고 이른 유행 예측치를 내놓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8월 17일경에는 하루 25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 시기 재원 중환자 수가 800명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확진자 40%서 ‘BA.5’ 검출… 걸렸던 사람도 재감염 위험


매주 2배로 늘어나는 신규 확진

최강 전파력 BA.5 수도권 급증세, 1명이 19명에 2차 감염 일으켜
치명률은 오미크론 변이와 비슷… 휴가철 맞아 전국에 확산 가능성
고령층 많은 지방 더 큰 타격 우려… 코로나 위험도 ‘낮음→중간’ 상향
‘켄타우로스’는 재재감염 위험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12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서 시민들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12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서 시민들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한 가운데 특히 수도권 확산세가 심상찮다. 전파력이 센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 ‘BA.5’가 일찌감치 확산되면서 비수도권보다 빠르게 환자가 늘고 있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수도권 인파가 해수욕장 등 휴양지로 대거 몰리면서 이번 코로나19 유행의 전국 확산이 더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수도권 BA.5 휴가철 전국 확산 우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주(3∼9일) 수도권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만3852명이었다. 6월 셋째 주(12∼18일) 2만4361명에서 3주 만에 2.6배로 급증했다. 제주도 같은 기간 확진자가 2.6배로 늘었다. 반면 경북권과 강원권은 확진자 증가가 각각 1.3배, 1.4배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수도권과 제주 지역에서 확진자가 다른 곳보다 가파르게 증가한 건 BA.5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주 국내 발생 코로나19 확진자의 23.7%에서 BA.5가 검출됐다. 수도권의 검출률은 40.4%로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제주(26.7%)도 마찬가지였다. 경북권과 강원권의 BA.5 검출률이 각각 4.5%, 3.1%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외신에 따르면 BA.5는 다른 방역 조치가 없을 경우 확진자 1명당 평균 18.6명에게 2차 감염을 일으킬 정도로 전파력이 강하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비(非)변이 바이러스가 평균 3.3명에게 옮은 것에 비교하면 전파력이 5배 이상으로 강해졌다. 이는 현재 알려진 감염병 중 가장 전파력이 높은 홍역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치명률은 오미크론 변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전파력이 강한 BA.5가 국제공항을 갖춘 수도권과 제주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고, 휴가철을 맞아 다른 지역으로 퍼질 위험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여름 ‘델타 변이’가 수도권에서 먼저 유행하다가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를 맞아 전국으로 확산됐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 올여름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부산시와 제주도는 이달 1일 해운대와 함덕 등 관내 주요 해수욕장을 전면 개장했고, 동해안에서는 8, 9일 강원 강릉과 양양, 속초 등 해수욕장 39곳이 휴양객을 받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구 이동이 많은 휴가철이 지나면 전국에서 BA.5가 우세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전파력 강한 새 변이 유입도 변수
BA.5가 전국으로 확산하면 비수도권 환자들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확진 후 중증으로 악화할 우려가 큰 고령층 인구 비율이 높고, 의료 대응 여력도 상대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이다. 11일 오후 5시 기준 1466개인 전국 중환자 병상 가운데 1120개(76.4%)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지난주 비수도권의 준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27.4%로 수도권(13.1%)의 2배가 넘었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전국의 코로나19 위험도를 ‘낮음’에서 ‘중간’으로 상향 조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간’ 단계로 돌아간 건 5월 둘째 주 이후 8주 만이다. 다른 방역지표도 일제히 오미크론 유행 초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국내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한 명이 추가 감염을 일으키는 사람 수)는 1.4명으로 2월 넷째 주(1.46명) 이후 가장 높았고, 전주 대비 확진자 증가 수준도 1.87배로 2월 둘째 주(2.03배) 이후 가장 컸다.

방역당국은 해외에서 유행하는 또 다른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 ‘BA.2.75’(일명 ‘켄타우로스’)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BA.2.75는 5월 인도에서 발견된 뒤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 확산 중이다. BA.5보다 더 많은 돌연변이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전파력과 면역 회피 수준이 더 높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BA.5의 면역 회피 정도가 높아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도 재감염될 수 있다”면서 “BA.5에 감염됐다가 회복돼도 다시 BA.2.75에 감염될 수 있을 정도로 이 세부 변이들은 재감염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BA.2.75가 국내에 유입돼 BA.5와 함께 유행할 경우엔 올 초 오미크론 대유행 같은 위력을 떨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신규확진#코로나#ba.5#켄타우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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