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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단독]경찰 확보 ‘백현동 노트’엔… 이재명 측근 “사업 넘겨라” 압박정황

입력 2022-06-24 03:00업데이트 2022-06-2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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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개발 특혜의혹’ 수사 속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15일 민간 개발업자인 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67)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사업 진행 과정 전반을 정리한 이른바 ‘백현동 노트’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노트에는 성남시의 인허가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하우징기술 김인섭 전 대표(69)가 정 대표에게 “사업 지분을 내게 넘기라”고 협박한 경위 등이 상세히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2006년 성남시장 선거를 치를 때 선대본부장을 지냈고, 2010년 성남시장 선거 때도 이 의원을 도운 측근이다.
○ “혼자 사업 잘 끌고 갈지 두고 보겠다”
2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4년 한국식품연구원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사업에 착수한 정 대표는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자연녹지인 한국식품연구원 이전 부지에 대해 용도변경 신청을 2차례 성남시에 냈지만 모두 반려당했다.

그러자 정 대표는 특수목적법인 성남알앤디PFV를 설립한 뒤 이듬해 1월 김 전 대표를 영입했다. 이후 한 달 만에 용도변경 수용을 검토하겠다고 회신한 성남시는 같은 해 9월 토지 용도를 준주거지로 바꿔줬고 이듬해 임대주택 비율도 100%에서 10%로 축소해줬다.

정 대표는 지난해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향후 수사에 대비해 사업 인허가 과정을 요약하고 당시 성남시와 주고받은 서류 등을 모아 노트 한 권으로 정리해 보관해 왔다고 한다. 경찰은 15일 정 대표와 김 전 대표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이 노트를 확보했다.

노트에는 김 전 대표가 2016년 4∼5월 정 대표가 보유한 성남알앤디PFV 주식(46만 주) 중 25만 주를 넘기라고 요구한 구체적인 정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 측은 처음에는 “너무한다”며 김 전 대표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러자 김 전 대표 측은 “주식을 포기할 테니 혼자서 (사업을) 잘 끌고 갈 수 있는지 두고 보겠다”며 협박했다고 한다.

결국 정 대표는 같은 해 5월 압박에 못 이겨 성남알앤디PFV 주식 25만 주를 김 전 대표에게 액면가에 넘기되 양도일 기준 주식 가치 평가에 따라 금액을 조정하도록 한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2월 성남시는 백현동 사업 관련 심의를 모두 마치고 지구단위계획을 고시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정 대표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정 대표가 김 전 대표와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한 경위와 2015∼2016년 사업 인허가가 이뤄지던 시기 김 전 대표에게 변호사 비용과 차량 구입비 등 명목으로 2억3000만 원을 건넨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2일 정 대표의 휴대전화 포렌식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 신상진 “전임 시장 부패 의혹을 밝혀낼 것”
한편 성남시장 인수위원회는 백현동 개발사업을 포함해 이 의원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과 관련된 특혜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또 이 의원의 친형 고 이재선 씨 등에 대한 강제 입원 논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이 씨 부인 박인복 씨 등을 불러 이 씨 정신병원 입원 과정에 인권 침해 요소는 없었는지도 확인했다.

신상진 성남시장 당선인은 23일 인수위 회의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전임 시장의 부패 의혹을 낱낱이 밝혀 ‘공정과 상식’의 성남시를 바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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