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변이 재확산…감시 체계·고위험군 관리 강화해야”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2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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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2’와 BA.2 하위 변이 ‘BA.2.12.1’이 재확산하면서 국내 코로나19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고령층·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국내는 코로나19 유행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는 오미크론 변이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지난달 28일 BA.2.12.1 감염 사례가 2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BA.2.12.1은 빠르게 세를 넓히면서 미국, 캐나다 등 14개 국에서 4720건(지난달 25일 기준) 확인됐다. 이 변이는 BA.2보다 전파력이 최대 27% 가량 빠른 것으로 뉴욕 보건부는 추정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100명 아래였던 대만도 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영향권에 들면서 지난 1일 하루에 1만50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왔다.

미국과 유럽도 ‘BA.2’와 ‘BA.2.12.1’으로 인해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초 코로나19 대유행 국면에서 벗어났던 미국도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5만6166명 나왔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무려 122% 증가한 수치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20일부터 일주일 간 신규 확진자 수가 43만 명을 넘어서 전주 대비 23% 가량 증가했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전면 해제 계획을 오는 6월까지 늦추기로 했다.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4와 BA.5가 기존 오미크론 변이(BA.1) 감염 후 생긴 자연면역이나 백신 접종으로 생긴 면역을 회피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일상회복을 본격화한 우리나라도 올 여름 재유행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지난 3월부터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의무가 풀리면서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이 처음 유행했던 남아공과 미국에서 새 변이로 확진자가 늘고 있어 우리나라도 6~7월께 확진자가 다시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률은 64.5%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10~11월 2차 접종을 한 지 6개월 가량이 지난 사람의 경우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백신을 접종했다 하더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백신 접종 후 생기는 중화항체가(예방 효과가 있는 항체량)가 감소해서다.

올 여름 재유행에 대비해 변이 감시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 교수는 “보건소 선별진료소 유전자증폭(PCR)검사 대상을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으로 제한하는 등 검사량이 줄면서 확진자가 실제보다 적게 집계되고 있을 뿐 코로나19가 ‘엔데믹(endemic·풍토병)’이 된 것은 아니다”면서 “재유행하면 피해는 결국 60세 이상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에게 돌아가는 만큼 감시체계를 강화해 변이 출현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도 “BA.2.12.1이 전파력이 강해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 변이는 감염이나 접종으로 생긴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도 있어 재감염 위험도 있다”면서 “해외 입국자를 전수 검사하고 지역사회 안에서도 변이가 존재하는지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 접종, 치료제 보급 확대 등 고위험군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 교수는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60세 이상은 4차 접종을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당국과 영국 등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3차 접종 후 3개월이 지나면 접종 효과가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다. 백 교수는 “특히 조기 처방하면 중증화를 방지해 사망자 수 감소에 효과적인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보급이 확대돼야 한다”고 짚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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