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미술품 소장해볼까”… 공주, 미술의 도시로 거듭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공주그림상점로’ 내달 1일까지 진행
상대적으로 미술 저변 넓은 공주, 지난해 그림 구매 지원사업 시작
60만원 이하 작품엔 절반 보태고 고가 작품 구매하면 추가로 지원
애호가 키우고 작가 창작도 도와… 他지역 작가들 이주 문의 잇따라

충남 공주시의 아트프리마켓 ‘공주그림상점로’ 프로그램이 26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공주시 원도심에서 열린다. 25일 오후 공주 원도심의 쉬갈갤러리에서 작가들이 관람객에게 선보일 작품을 내걸고 있다. 쉬갈갤러리 제공
충남 공주시의 아트프리마켓 ‘공주그림상점로’ 프로그램이 26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공주시 원도심에서 열린다. 25일 오후 공주 원도심의 쉬갈갤러리에서 작가들이 관람객에게 선보일 작품을 내걸고 있다. 쉬갈갤러리 제공
평소 미술 작품을 소장해보고 싶었다면 이번 주 충남 공주로 가도 좋다. 주머니 사정 때문에 미술 컬렉터(소장가) 입문을 망설였다면 더욱 고려해볼 만하다. 60만 원 이하의 미술 작품을 구입하면 공주문화재단 산하기구인 공주문화도시센터가 구입가의 절반을 내준다.

문화도시센터가 진행하는 아트프리마켓 ‘공주그림상점로’ 프로그램이 26일 공주시 원도심인 중학동의 이미정갤러리와 쉬갈갤러리, 대통길작은미술관에서 동시에 열린다.

○ 60만 원 그림 사면 30만 원 지원
문화도시센터는 문화예술 시장 및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그림 구매를 지원하는 ‘그림상점로 사업’을 도입했다. 원도심 갤러리들이 주기적으로 동시에 전시회를 열도록 하고 작품 구매자에게 구입 대금의 일부를 지원한다.

올 시즌 첫 그림상점로는 다음 달 1일까지 열린다. 이미정갤러리에는 김배히의 ‘연인’, 윤상원의 ‘강화의 기억’, 정영진의 ‘소나무가 있는 풍경’ 등 18명, 쉬갈에는 김영주의 ‘정중동’, 이경우의 ‘Wave-Circulation Ⅳ’, 신동수의 ‘애교’ 등 26명, 대통길작은미술관에는 이만우의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1’, 조천휘의 ‘검이불루’, 박동수의 ‘그곳에’ 등 15명의 회화 및 조소 작품들이 나왔다.

60만 원 이하의 작품은 구입 금액의 50%를 지원한다. 또 60만 원을 넘는 작품은 60만 원 초과 금액에 대해 10%를 추가로 지원한다. 예를 들어 100만 원짜리 작품은 60만 원분에 대한 30만 원(50%)과 나머지 40만 원의 10%인 4만 원을 합쳐 34만 원을 지원한다. 그림상점로 프로그램은 이번 달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매달 한 번씩 8차례 열린다.

문화도시센터는 작품의 다양성과 질을 향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처음에는 공주지역 작가로 한정했으나 올해는 공주지역에 활동한 경력이 있는 작가까지로 확대했다. 전공자는 개인전 1회, 단체전 3회 이상, 비전공자는 개인전 3회, 단체전 5회 이상의 경력을 지녀야 한다.

○ 창작 의욕 높이고, 문화도시 촉진
그림상점로는 공주의 폭넓은 ‘미술 자원’이 바탕이 됐다. 공주는 소도시지만 상대적으로 미술 전공자들이 많고 취미 모임도 많다. 최근 원도심 곳곳에 민간 갤러리들이 생겨 전시 기회가 늘어나 갤러리들이 같은 기간 동시에 전시를 여는 ‘갤러리주간’이 생겼다. 올해 갤러리주간은 다음 달 30일부터 6월 12일까지 그림상점로를 여는 3개 갤러리를 포함해 6개 갤러리가 참여한 가운데 열린다.

이런 가운데 그림상점로 프로그램이 마련되면서 미술 컬렉터 양산, 작가 창작의욕 제고, 갤러리 활성화, 문화관광지 촉진 등 1석 4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

전직 미술교사인 김신태 씨는 지난해 이미정갤러리에서 열린 그림상점로 프로그램에 참여해 그림을 팔기도 하고 사기도 했다.

김 씨는 “미술교사를 퇴직한 후에야 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지인이 아니면 팔기 힘든 게 지방의 미술시장”이라며 “그림상점로에 참여해 처음으로 지인 아닌 관람객에게 그림을 팔았고, 지원 덕분에 모처럼 사고 싶은 그림도 샀다”고 전했다.

임채광 쉬갈갤러리 대표(공주대 미술교육과 교수)는 “작가들에게 창작지원금을 제공하면 개인전 한 차례 여는 데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그림상점로는 판매까지 연결해 미술 시장을 활성화하고 작가의 창작 의욕을 북돋아 준다”고 말했다.

그림상점로는 공주를 문화예술도시로 활성화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용 공주문화도시센터장은 “작품이 팔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작업실을 공주로 옮기고 싶다는 타지 작가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미술 작가와 애호가들이 북적대는 공주의 원도심을 상상해 본다”고 기대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미술품 소장#공주그림상점로#미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