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님 은혜에 보답”… 미국서 보내온 장학금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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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대 졸업생 임복희 여사
‘허길래 장학금’ 5만 달러 기탁

1957년 대전보육초급대학 제1회 졸업사진. 임복희 여사는 가운데 줄 왼쪽에서 네 번째, 허길래 선교사는 뒷줄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배재대 제공
1957년 대전보육초급대학 제1회 졸업사진. 임복희 여사는 가운데 줄 왼쪽에서 네 번째, 허길래 선교사는 뒷줄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배재대 제공
“허길래 선교사님의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재미(在美) 교육자이자 대전보육초급대학(배재대 유아교육과 전신) 제1회 졸업생인 임복희 여사(87)가 이런 내용의 친필 서한과 함께 최근 배재대에 장학금 5만 달러(약 6000만 원)를 보내왔다고 학교 측이 15일 밝혔다.

허길래 선교사는 1955년 대전 중구 목동에 대전보육초급대학을 설립한 클라라 하워드의 한국 이름이다. 국내에 어린이를 위한 동화, 노래, 게임, 그림책, 장난감, 미끄럼틀, 그네, 시소, 인형을 소개했고 부모 교육도 병행한 한국 유아교육의 선구자다.

허 선교사의 첫 제자 가운데 한 명인 임 여사는 졸업 후 이화여대에 편입해 공부한 뒤 1961∼1969년 대전보육초급대학 교수를 지냈다. 그 후 허 선교사 추천으로 미국에서 유학한 뒤 시카고 공립유치원에서 30여 년간 유아교육에 종사했다. 임 여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한국유아교육의 선구자 허길래’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임 여사는 서한에서 “배재대 유아교육과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중부권 최고의 대학이 되었음을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무한한 발전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유아교육과는 임 여사의 기탁금을 ‘허길래 장학금’에 적립하고 장영순 동문회장, 최선희 동문(배재학당 이사), 신명숙 동문(지니어스유치원 원장) 등이 추가 기탁금을 받아 기금을 1억 원으로 늘렸다. 허길래 장학금은 허 선교사가 사망한 이듬해인 1996년 학과와 동문들이 제정했다.

이진화 유아교육과 학과장은 “동문들이 선배들의 뜻을 이어받아 매년 입학과 MT, 허길래 선교사 추모 예배 등 학과 행사에 맞춰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전통을 확립했다”며 “이번 임 동문의 장학금이 동문의 사랑과 허 선교사의 학과 설립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보육초급대학#배재대#제1회 졸업생#임복희 여사#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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