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들 19마리 학대 살해범 신상 공개해라” 청원, 靑 답변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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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29일 1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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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입양한 강아지 10여 마리를 잔혹하게 학대한 뒤 살해한 40대 가해자의 신상 공개와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국민 청원이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청와대 답변을 듣게 됐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푸들만 19마리 입양! 온갖 고문으로 잔혹 학대 후 죽이고 불법매립한 범죄자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며, 신상 공개에 동의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29일 오전 11시 기준 20만 1400여 명이 동의했다. 한 달 내 20만 명이 동의한 국민청원은 청와대 관계자나 관련 부처 장관 등의 공식 답변을 듣게 된다.

청원인은 군산에서 일어난 강아지 19마리 학대 및 살해 사건과 관련해 “현재 가해자는 심신미약과 정신질환을 주장하고 있지만 학대 수법이 이제까지의 동물 학대와는 다른 정교함과 치밀함, 대범함 등 복합적인 성향을 엿볼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 피해자들끼리 알게 되지 않았다면 가해자는 계속 같은 범행을 저지르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 사건을 계기로 잔혹 범죄의 피해자가 더는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며, 동물보호법이 강화되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 한 공기업에 근무하는 A 씨(41)는 전북 군산시에 거주하며 지난해부터 지난 10월까지 푸들 등 강아지 19마리를 입양한 뒤 고문하고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강아지를 물속에 담가 숨을 못 쉬게 하거나 불에 닿게 해 화상을 입히는 등 강아지를 고문해 죽인 뒤 유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안 결과 숨진 강아지 사체에서는 흉기로 맞은 자국과 화상 흔적 등이 발견됐다. A 씨는 입양을 보낸 견주가 강아지의 안부를 물으면 “산책하던 도중 목줄을 풀고 사라졌다”고 둘러댔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강아지 학대 사실은 입양을 보낸 견주가 “입양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밝혀졌다.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단체는 A 씨의 집에 강아지 관련 용품이 많았으나, 정작 강아지는 한 마리도 없다는 것을 수상히 여겨 A 씨를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은 지난 2일 A 씨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도주 우려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어 기각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 씨는 심신미약과 정신질환 등의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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