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김문기 처장, 검찰 수사대상도 아니었는데 왜?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21일 22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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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인물들이 연이어 숨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의혹의 핵심 인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던 인사에 이어,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를 맡은 인사까지 2명째다.

이번에 숨진 인물의 경우 검찰의 직접적인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에 의문이 남는다. 게다가 이들 모두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관계자여서, 당시 성남시 ‘윗선’의 연루 여부를 들여다보려던 검찰 수사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1일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은 이날 오후 8시30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처장은 대장동 개발사업의 실무자로 알려져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지난 10월6일을 시작으로 이달 9일까지 김 처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김 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거나 압수수색 및 구속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는 시도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참고인 신분에 불과했던 김 처장이 갑작스럽게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에 의문이 남는다.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 등은 화천대유자산관리가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도록 초기 설계과정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한 혐의를 받는데, 김 처장이 해당 의사결정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김 처장은 정민용 변호사와 함께 화천대유가 참여한 컨소시엄 ‘성남의뜰’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될 때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김 처장은 공사 몫으로 성남의뜰에서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일각에선 김 처장이 정 변호사와 더불어 유 전 본부장의 최측근이라는 얘기도 나왔는데, 김 처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부인하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교롭게도 검찰은 이날 정 변호사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겼다. 정 변호사는 이른바 ‘대장동 패밀리’와 함께 화천대유에 유리한 방향으로 사업을 설계해 공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한편 지난 10일에는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유 전 본부장은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으로부터 2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둔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검찰이 청구한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그는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을 거론하며 황무성 전 공사 사장에게 사퇴 압박을 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약 열흘 간격으로 조사를 받은 인물들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검찰 수사는 더욱 악화일로를 걷는 모양새다. 당시 성남시 등 ‘윗선’의 개입 여부도 검찰이 풀어야 할 과제였는데, 사건 관계인이 연달아 숨지면서 수사 동력의 상실이 불가피해진 탓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 처장은) 수사 대상이 아니었고 압수수색이나 구속영장 등의 상황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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