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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봐도 임신부인데…주차장 관리인, ‘임신 확인한다’며 억류”

입력 2021-12-06 15:27업데이트 2021-12-0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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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봐도 임신부인데…주차장 관리인, ‘임신 확인한다’며 억류”
인천시의 한 공영주차장에서 주차요금 감면 혜택을 받아오던 임신부가 주차장 관리인의 부당한 행동으로 장시간 억류를 당했다는 내용의 민원이 인천시설공단에 접수됐다. 민원을 제기한 A 씨는 자신이 혜택을 받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주차장 관리인이 일부러 시비를 건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단은 접수된 민원을 토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6일 인천시설공단에 따르면 최근 임신 8개월 차에 접어든 A 씨는 공단이 관리하는 한 공영주차장의 관리인인 B 씨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내용의 민원을 공단에 접수했다.

A 씨는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자신이 임산부 주차요금 감면 혜택을 받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B 씨가 고의로 자신을 주차장에 억류했다고 주장했다.

A 씨에 따르면 A 씨는 임산부차량등록증을 차량에 부착해 인천시의 한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때마다 임산부 주차비 감면 혜택을 받아 왔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주차장 관리인인 B 씨와 몇 차례 갈등을 겪었다.

A 씨는 청원에서 “주차비 정산을 할 때 (제가) 임신부 차량이라 하고 등록증을 보여주면 (B 씨가) ‘돈을 안 내려고 일부러 처음에 들어올 때 얘기를 안 했냐’며 역정을 냈다”고 주장했다. B 씨가 “주차 이용 시간이 길다. 공짜로 사용하면서 왜 이렇게 오래 있느냐”고 타박했다고도 했다.

또한 A 씨는 “(B 씨가) 차 앞 유리에 버젓이 붙어있는 등록증을 자세히 봐야겠다며 떼서 달라더니, 받은 등록증을 바닥에 떨어뜨려 놓고 저보고 차에서 내려 주워 가라고 했다”며 “주차선 안에 주차했는데도 굳이 선 밖으로 나오게 주차를 하라고 시키거나 욕설을 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관할 부서에 민원을 여러 번 넣었다”며 “(공단 측에서 B 씨에게) 실제로 얘기를 한 건지, 한동안은 B 씨가 제게 알은체를 하고 인사를 건네며 시비를 안 거는 듯했다”고 했다.

하지만 A 씨는 1일 오후 9시 30분경 B 씨가 부당한 이유로 주차장에서 자신을 억류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당시) 갑자기 (B 씨가) ‘차에 붙어있는 임산부차량등록증으로는 (임신 여부가) 확인이 안 된다. 신분증과 산모 수첩을 제시하지 않으면 보내줄 수 없다’며 차단기로 차를 가로막았다”며 “(저는) 누가 봐도 배가 나온 임신부”라고 했다.

또한 A 씨는 “이미 몇 달 동안 임산부차량등록증을 사용했고, 여러 번 민원을 넣으며 해당 주차장 관리인이 먼저 알은체할 정도로 제 얼굴과 차도 기억하고 있었다”며 “임신부인지 확인을 해야 한다며 저를 못 가게 붙잡는 행동은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고, 명백한 시비로 느껴졌다”고 밝혔다.

A 씨는 “(B 씨에게) ‘지금까지 몇 달 동안 수십 번 이용하는 동안에는 한 번도 그런 말이 없다가 왜 오늘에서야 (신분증과 산모 수첩을) 요구하며 안 보내주는 거냐. 그냥 주차비를 내면 되냐’고 따졌다”며 “그런데 B 씨는 ‘신분증과 산모 수첩을 확인하는 건 기분에 따라 그때그때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 주차비를 내라는 게 아니라 임신부인지 확인을 해야 보내주겠다’면서 계속 저를 억류했다”고 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억류가 이어지자 A 씨는 경찰에 신고해 상황을 설명했다. A 씨는 “억울함과 서러움에 눈물도 나고 숨도 잘 쉬어지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경찰관은 제 배를 보더니 ‘딱 봐도 임신부이신데 지금 몸 상태가 안 좋으시니 진정하시고 귀가하셔라’며 저를 귀가 조치시켰다”고 했다.

A 씨는 “죄인도 아닌데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나 억울하고 너무 서럽다”며 “해당 관리인은 여러 번 임신부에게 부적절한 말과 행동을 해서 지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반성이나 고칠 생각이 없을뿐더러 이번 일에서 보복성까지 드러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법적 대응을 결심했지만 뜻을 이루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경찰서에 (고소 절차를) 물었더니 직접적으로 신체를 붙들고 억류한 게 아니라 범죄에 해당하는 부분이 없어 고소할 수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 씨는 “임신부가 신체적으로 상해를 입고 태아에게 문제가 생겨야만, 그렇게 인명피해가 발생해야만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느냐”며 “출산 장려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저출산 국가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 임신부를 적극적으로, 법으로 보호해주실 수는 없느냐”고 하소연했다.

공단 관계자는 동아닷컴과 통화에서 A 씨의 주장과 관련해 “A 씨의 제보가 접수된 게 맞다”라면서 “공영주차장 관리인 B 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B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공단을 통해 B 씨에게 연락처를 전달했지만, B 씨는 연락하지 않았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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