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초등생과 훈훈한 중고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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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4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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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가 중고 거래 상대였던 초등생에게 받은 손 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A 씨가 중고 거래 상대였던 초등생에게 받은 손 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중고 물품 판매자가 한 초등학생과 거래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온라인상에 공개했다. 순수함이 느껴지는 아이의 편지와 선물 등을 인증하자 “훈훈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훈훈한 당근마켓 거래 현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지난달 29일 글쓴이 A 씨가 전한 중고거래 후기가 캡처돼 있었다.

최근 초등학교 5학년 학생과 첫 중고 거래를 했다고 밝힌 A 씨는 “멀리 사는 친구라 내가 사는 곳까지는 못 온다고 해서, 배려하는 차원에서 내가 이 친구의 집 근처까지 가서 물건을 팔았다”라고 했다.

뒤이어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이들의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학생은 “저 아직 어린 초5 잼민이(온라인상에서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를 이르는 말)인데”, “어떤 분은 잼민이랑 거래 안 한다고 해서요”라며 걱정했다. 이에 A 씨는 “거래하는데 (나이가) 중요한가요”라고 반응했다.

이후 성공적으로 거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A 씨는 5일 뒤 해당 학생에게서 또다시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재차 거래하자는 것.

A 씨가 공개한 초등생과의 대화 내용.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A 씨가 공개한 초등생과의 대화 내용.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A 씨는 “5일 뒤 (물건을) 또 사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라며 “(첫 번째 거래를 했던 장소가) 내게도 부담이 되는 거리였다. 두 번째 거래니까 장소를 바꾸거나 거래를 거절할 수도 있었지만 어린 친구 마음에 상처 날까 봐 또 갔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만남에서 A 씨는 거래할 제품 외에 학생이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 간식거리 등을 준비해갔다고 한다. 학생 역시 마찬가지였다. 멀리서 온 A 씨를 위해 쿠키와 손 편지, 캐릭터 스티커 등을 전한 것이다.

학생이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손 편지에는 “멀리서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해요. 천사분 거래 감사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또 “뭘 넣었는데 어른은 뭐 좋아하는지 모르겠네요”라고 덧붙였다.

A 씨는 해당 일화를 공개하며 “돈보다 더 귀한 마음을 받았다. 초등생의 시선에서 예뻐 보이는 물건을 내게 잔뜩 줬다. 그 마음이 예쁘고 소중해서 심장이 말랑해졌다. 이 친구를 위해 남에게 조금이라도 친절한 어른이 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너무 귀엽고 훈훈하다”, “아이도 성인도 모두 예쁘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참 기분이 좋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은영 동아닷컴 기자 cequalz8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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