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민원만족도 높았던 이유가…직원 동원 ‘셀프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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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26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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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 소속 직원들이 행정안전부의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본인과 타인의 명의로 ‘셀프 민원’을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6일 감사원은 지난해 2월과 5월 병무청 등을 대상으로 국민신문고 민원만족도 평가에 대한 운영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병무청 소관 국민신문고 민원처리 관리업무 총괄 담당자 A 씨는 2017년 8월 종합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만족도 조사에 89점을 달성하라고 소속기관에 통보했다.

이에 서울지방병무청은 직원들에게 셀프 민원 170건을 할당하는 등 369건 이상의 셀프 민원으로 만족도 점수를 10점 이상 왜곡했다. 2018년 경기북부병무지청은 사전에 만족도를 87.2점으로 설정하고 직원들을 동원해 점수를 7점 이상 왜곡했다.

그 결과 병무청은 2017년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고 이듬해 중앙행정기관 중 1위로 선정됐다.

하지만 왜곡한 민원만족도 점수를 반영하면 11위 이하로 내려간다고 한다.

감사원은 민원만족도가 왜곡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방치한 A 씨와 직원들의 불만을 인지했음에도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은 B 씨에게 정직처분을 내릴 것을 병무청장에게 요구했다.

또한 2017년 당시 소속기관장에게 민원만족도 점수를 85점 이상으로 올리라고 압박하고 2019년 퇴직한 C 씨에 대해서는 인사혁신처에 비위행위를 통보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만족도 왜곡 근절 대책을 마련하고 국민신문고 민원처리에 대한 세부 평가 결과를 대외에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통보했으며 행안부에는 병무청에 수여 된 대통령 표창과 포상금을 회수하라고 알렸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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