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2주간 701만회분 공급… 당초 약속보다 215만회분 부족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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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물량 확답 안줘… 백신 차질 여전
남은 3053만회분 공급 일정 깜깜이
정부, 루마니아와 백신 스와프 협의
모더나와 함께 화이자도 추진

북적이는 선별진료소 22일 서울 관악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200명이 넘는 대기자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628명으로 확산세를 이어갔다. 공급 차질을 빚었던 모더나 백신은 앞으로 2주
 동안 701만 회분이 도입될 예정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북적이는 선별진료소 22일 서울 관악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200명이 넘는 대기자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628명으로 확산세를 이어갔다. 공급 차질을 빚었던 모더나 백신은 앞으로 2주 동안 701만 회분이 도입될 예정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미국 모더나가 다음 달 5일까지 총 701만 회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 공급하기로 했다. 당초 약속보다 215만 회분이 적은 데다 9월 도입 물량이 확정되지 않아 한국 내 공급 불안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물량 확보를 위해 루마니아의 모더나, 화이자 코로나19 백신과 한국의 의료기기를 ‘스와프(교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모더나 3053만 회분 도입은 ‘깜깜’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22일 브리핑에서 “모더나 측이 향후 2주간 코로나19 백신 701만 회분을 공급할 예정임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우선 23일에 101만 회분이 도착하고, 나머지 600만 회분은 9월 5일까지 순차적으로 보낸다는 설명이다.

이는 모더나가 당초 약속한 것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물량이다. 모더나는 7월 지연된 물량을 포함해 8월에 백신 1046만 회분을 한국에 공급해야 했다. 하지만 이달 7일 130만 회분이 들어온 게 전부였다. 916만 회분이 더 들어와야 하는데 모더나가 이번에 통보한 건 701만 회분에 그쳤다.

모더나는 9월 공급 일정 및 물량에 대해서도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연내 도입하기로 계약한 4000만 회분 중 이미 들어온 246만 회분과 9월 5일까지 추가될 701만 회분을 제외한 나머지 3053만 회분의 공급 일정이 ‘깜깜이’라는 뜻이다. 강 조정관은 “7, 8월에 미공급된 물량이 9월 공급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고위급 실무협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1차 접종은 가능, 2차가 관건
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22일 0시 기준 50.4%(2586만6970명)이다.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국민이 절반을 넘은 것이다.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백신 1111만 회분에 추가로 들어오는 모더나 물량을 더하면 추석 연휴(9월 19∼21일) 전에 전 국민의 70% 1차 접종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페이스북에 “예상보다 빠른 진도”라며 “이 추세라면 추석 전에 전 국민의 70%가 1차 접종을 마치고, 9월 말까지 2차 접종(률)도 50%에 육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인도발 ‘델타 변이’의 확산이다. 기존 목표(1차 접종 70%)로는 집단면역 달성이 어려워진 만큼 2차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2차 접종률은 22.5%(1156만2518명)이다. 2차 접종률이 70%(3600만 명)가 넘으려면 앞으로 약 3441만 회분, 80%(4100만 명)를 넘기 위해선 약 4468만 회분의 백신을 추가 접종해야 한다.

○ 루마니아에서 화이자 백신도 들여올 듯
한국과 루마니아 정부의 백신 스와프 협상은 마무리 단계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루마니아가 (기존에 알려진) 모더나뿐만 아니라 화이자 백신도 내놓는 것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루마니아에서 남는 백신을 한국에 주고, 그쪽이 필요로 하는 의료기기 등을 우리가 주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이스라엘과 진행한 ‘백신 스와프’ 형태다. 외신은 루마니아 측이 보낼 모더나 백신을 45만 회분으로 보도했는데, 정확한 공급 수량과 시기는 아직 합의 전이다. 강 조정관은 “한국 도입을 협의하는 루마니아 모더나 백신의 유효기간은 11월 이후”라고 밝혔다.

루마니아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어서 백신 확보량이 충분하다. 그런데 접종을 거부하는 여론이 강해 2차 접종률이 19일(현지 시간) 기준 26.2%로 유럽 내 최하위권이다. 루마니아는 이 때문에 최근 베트남과 튀니지 등에도 백신 제공을 논의해 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우리는 백신을 공급받는 게 시급하고, 루마니아는 방역 물품과 장비를 확충하는 게 더 중요한 상황이다 보니 상호 협력 가능성을 발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모더나 물량#약속보다 부족#백신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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