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3단계, 3주차 돌입…‘델타변이·이동량’ 꺾여야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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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9일 11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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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 뉴스1
한산한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 뉴스1
지방자치단체별로 제각각 거리두기 단계를 적용하던 비수도권에도 일괄적으로 3단계가 적용된지 2주가 지났다. 코로나19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수도권 4단계를 2주 연장하고 비수도권도 3단계를 적용한 특단의 조치였다.

하지만 수도권은 물론이고 비수도권의 확산세도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2주간의 조치가 헛되지 않으려면 이번주에는 가시적인 효과를 보여야 하는데 그럴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 8일(0시 기준)은 전날 진단 검사수가 감소했음에도 일일 신규 확진자 수 1729명을 기록, 주말 최다를 기록했다. 휴가철을 맞아 사람들이 지방으로 이동하면서 비수도권 확진자는 4차 대유행 이후 첫 700명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0시부터 8월 8일 밤 12시까지였던 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는 수도권 4단계와 함께 또 다시 22일까지 2주 연장된 상태다.

9일(0시 기준)은 일일 신규 확진자가 1492명을 기록했다. 전일 1729명보다 237명 감소했지만 ‘일요일’ 확진자 규모로는 최대 규모다. 국내 발생자 중 수도권은 881명, 비수도권은 574명이 발생했고 비수도권 비중은 39.45%였다.

수도권 중심으로 확산세가 커지던 6월말에서 7월초순까지 수도권 비중은 80%고 비수도권은 20%에 불과했다. 하지만 비수도권 비중은 차츰 30%대를 넘더니 최근엔 40%를 넘나들고 있다.

특히 대구와 부산을 중심으로 한 확산세가 우려할만하다. 부산은 최근 150명에 육박하는 일일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대구는 교회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어 지난 5일 0시 기준으로, 지난해 신천지교회 관련 유행 이후 가장 많은 120명을 기록했다.

지난 8일 경남도 관계자는 “최근 1주일간 일일평균 확진자수는 99.8명으로 100명대에 육박하고 있으며, 뚜렷한 감소세 없이 확진자 증가세가 지속중”이라고 했다.

휴가철로 인한 비수도권으로의 이동량 증가와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우세화 등 기존에 기대했던 대로 2주만에 거리두기 효과를 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 앞서 6일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이번 4차 대유행이 과거보다 가장 큰 규모의 유행이며, 정점에 오르는 시기도 오래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상황이 열악하더라도 선제 대응과 원칙 지키기가 코로나19 기세를 꺾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휴가철 피서객들로 인해 코로나19가 퍼져나가던 강릉이 지난달 19일 선제적으로 가장 강력한 4단계를 적용하며 위기에서 벗어나고 무관용 원칙으로 낮은 확진자 수를 유지하는 것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의미다.

지난 7월 강릉은 교동 주점과 PC방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경로불명 확진자’가 급증하고 수도권 4단계 격상과 피서철로 인한 풍선효과를 우려해 지난달 19일 비수도권 중 유일하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했다.

영업제한 시간을 오후 10시로 제한한 수도권보다 강화된 오후 8시로 제한하는 등 당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방역 조치였다. 앞서 지난 5월 건설현장에 근무하는 러시아 국적 외국인 근로자 확산세를 경험한 강릉은 다시 지난달 27일 4단계에서 3단계로 내린 후 농촌 외국인 근로자를 중심으로 확산세가 나타났지만 발빠르게 통제할 수 있었다.

물론 강릉도 아직까지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다만 지자체의 선제적 대응과 불법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이 방역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문가들은 여름 휴가철 많은 이동량과 델타 변이가 통제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수도권의 확산세를 감당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 유행은 델타와 휴가철이 맞물려 악화했다. 8월 말은 지나야 확산세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휴가철이 지나면 검사 건수 증가로 환자도 늘어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9월이나 10월까지 확산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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