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복 입고 화투 친 이수련 간호사 “조금이라도 기운 드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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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5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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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1일 삼육서울병원 음압실에서 두꺼운 방호복을 입은 해 코로나19에 걸린 93세 할머니를 위해 화투를 쳐주고 잇는 이수련 간호사의 모습. 직업의식을 넘어 봉사가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이 사진에 수많은 이들이 감동했다. (SNS 갈무리) © 뉴스1
지난해 8월 1일 삼육서울병원 음압실에서 두꺼운 방호복을 입은 해 코로나19에 걸린 93세 할머니를 위해 화투를 쳐주고 잇는 이수련 간호사의 모습. 직업의식을 넘어 봉사가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이 사진에 수많은 이들이 감동했다. (SNS 갈무리) © 뉴스1
무더위속에 두꺼운 방호복을 입은 채 코로나19에 걸린 고령의 할머니를 위해 ‘화투’를 쳐 주고 있는 간호사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장에 전 국민이 감동했다.

사진 속 주인공은 삼육서울병원 7년차 이수련 간호사(29)로 지난해 8월 1일 삼육서울병원 음압병상에 입원한 93세 박모 할머니가 갑갑해 하고 중증 치매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자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할머니 기억에 남아 있는 화투 패 맞추기를 함께했다.

이 간호사는 5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사진이 찍힌 계기에 대해 “당시 밖에서 지원해주시는 선생님이 인상 깊으셨는지 찍어주셨다”고 설명했다.

이 간호사는 “박 할머니가 그때 열도 있으시고 기운도 없고 좀 불안해 보였다”며 “조금이라도 기운을 드리고 싶어서 (할머니) 짐속에 있던 화투를 찾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이 간호사는 “방호복은 한겨울에 입어도 춥지 않을 정도로 폭염이 계속되는 날씨에 입으면 많이 덥다, 마스크 안에서 땀도 많이 난다”면서 그럼에도 “당시엔 코로나에 대한 인식이 지금보다는 안 좋았었고, 두렵기도 했기 때문”에 방호복을 입었다고 했다.

이어 “보호복을 착·탈의만 잘 하면 된다고 알게 되고 나서는 그래도 괜찮았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박 할머니에 대해 이 간호사는 “다행히 치료받으시고 음성 판정받아 무사히 퇴원하셨다”며 “퇴원 때 보지 못했지만 잘 가셨다고 해서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사진 속 주인공이 자신으로 밝혀진 뒤 지인, 친구로부터 “너무 연락이 많아 왔다”라는 이 간호사는 “다들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는 것을 볼 때 ‘인생에 한 번 오는 (보람을 느끼는) 시기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현재 일반병동에서 일하고 있다는 이 간호사는 “박 할머니가 퇴원한 뒤 화투를 쳐본 적은 없고, 다른 비슷한 미술치료나 이런 것은 해드릴 수 있으면 다른 환자 분들도 하고 있다”라며 “도안에 색칠하는 미술치료, 보호자 분들과의 영상통화나 성경 읽어드리는 것 등을 도와드리고 있다”고 지금도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 간호사가 할머니를 위해 화투를 치는 사진은 대한간호협회가 공모한 ’제2차 간호사 현장 수기·사진전‘에 출품된 작품으로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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