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법 “판사 임용에 필요한 법조경력 5년으로 줄여야”

박상준 기자, 배석준 기자 , 배석준기자 입력 2021-06-24 03:00수정 2021-06-24 03:03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찬성” 밝혀
“내년부터 7년, 2026년 10년 상향땐 지원자 급감, 판사 부족 사태 우려”
대법원이 판사 지원에 필요한 법조 경력을 5년으로 줄이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에 찬성 의견을 냈다. 내년부터 판사에 지원하려면 변호사, 검사 등 법률가 경력 7년을 채워야 하고, 2026년부턴 10년 경력이 필요한데 이 경우 판사 지원자가 크게 줄 수 있어 개정이 필요하다는 뜻을 대법원이 공식 개진한 것이다.

● “경력 10년 넘으면 판사 지원할 유인 없어”

2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최근 판사 지원에 필요한 법조경력을 5년으로 줄이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찬성한다는 공문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보냈다. 이 개정안은 전주혜(국민의힘) 홍정민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했다.

대법원은 “(경력 10년을 요구하는) 제도가 시행되면 자질과 경륜을 갖춘 법조인이 판사에 지원하지 않아 결국 ‘좋은 재판’에 제한이 생긴다”며 “필요 경력을 현행 기준인 5년으로 줄이는 개정안이 반드시 필요하며, 필요 경력이 7년이 되는 내년 1월 전까지 개정을 완료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2013년 시행된 법조일원화 제도에 따라 판사는 3, 5년 이상 법조경력을 쌓은 법률가들이 지원하도록 했고 필요 경력을 7년, 10년으로 단계적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 법원 안팎에서는 “법조경력 10년을 채운 변호사·검사는 대부분 법무법인이나 검찰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상태기 때문에 판사직에 지원할 유인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주요기사
대법원은 판사 지원에 필요한 법조경력이 10년으로 늘어날 경우 판사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법정책연구원이 3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20년 판사 지원자 중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지원자는 전체의 7~26%였지만 임용된 지원자는 매년 0~5명으로 8년 간 총 25명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10년 이상 경력자만 판사에 지원할 수 있게 할 경우 합당한 역량을 가진 판사를 선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부장판사는 “단시간에 방대한 기록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너무 늦은 나이에 임용될 경우 충분한 재판 경험을 쌓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법률가가 지방 근무 등 초임 판사의 근무환경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 현재도 매년 판사 정원 미달

현재도 일선 법원의 판사들이 부족한 상태다. 2013~2020년 판사 정원은 2844~3214명으로 점차 늘었지만 같은 기간 실제 판사 인원은 2779~3036명으로 매년 ‘정원 미달’이었다.

대법원은 “우리보다 법조인 수가 많은 미국, 영국, 독일에서도 1심 법관은 5년의 법조경력을 요구한다”며 “우리 국민은 법관이 모든 사건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판결문을 상세히 작성하길 바라기 때문에 판사 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필요 경력을 5년으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박상준 speaku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배석준 기자
#대법#판사 임용#법조경력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