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해도 불안한 노인들 “3주 안에 맞을 수 있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일 2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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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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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화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이 중단되면서 75세 이상 노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1차 접종을 한 사람도 제때 2차 접종을 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북 고창군에 사는 나모 씨(93·여)는 지난달 20일 화이자 1차 접종을 받았다. 첫 접종 3주 후에 2차 접종을 받아야 하는 일정대로면 11일 한 번 더 백신을 맞아야 한다. 하지만 나 씨는 아직 추가 일정을 안내받지 못했다. 그는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중단 소식을 뉴스로 봤는데 2차 접종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92세 어머니를 모시고 예방접종센터에서 1차 접종을 했다는 이모 씨(69·인천 남동구)도 이날 “2차 접종일까지 열흘 정도 남았는데 시기를 못 맞추면 연로한 모친의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2일 현재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1차 접종한 사람은 132만9863명이다. 이들 모두 첫 접종 3주 후에는 2차 접종을 받아야 하는데, 현재 남은 화이자 백신은 약 31만5000회분에 그친다. 적어도 100만 회분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5월에 국내에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 175만 회분은 매주 약 43만 회분씩, 4주에 걸쳐 나뉘어 들어올 전망이다. 예정대로 백신이 들어오더라도 5월 3주가 되어야 2차 접종에 쓸 화이자 백신 부족 현상이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 방역당국은 “화이자 접종 간격을 늘리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아직 1차 접종을 받지 못한 노인들도 애가 탄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오모 씨는 “비슷한 연배 중 다른 사람은 2차 접종 날짜까지 받았다는데, 아직 1차 접종 기약도 없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지운기자 easy@donga.com
김소민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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