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푸트니크V, 플랜B 내지 C…큰 기대 가지면 안 돼”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4-23 10:28수정 2021-04-2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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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푸트니크V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관심이 연일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유럽의 판단을 참고해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다. 항체 형성률이 90%가 넘게 나타났다는 평가까지 나오지만, 우려의 시선도 여전하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스푸트니크V에 대해 “말 그대로 플랜B 내지 C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 교수는 임상 및 실제접종 데이터가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아스트라제네카처럼 3400만 명 접종한 백신도 희귀혈전으로 인한 불안감이 있다. 러시아 백신은 임상 3상 시험 규모도 작은 편이고 실제 접종 데이터도 동구권에서 주로 사용됐기 때문에 데이터가 완전하지 않다”며 “국민들이 믿고 맞을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검토하고 허가·계약해서 빨리 도입되면 6~7월쯤 될 텐데 그때 우리 수급 상황을 개선시킬 만큼의 필요한 물량이 제때 도착할 수 있는지도 좀 고려를 해 봐야한다. 공급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시도해 볼만은 한데 큰 기대는 가지면 안 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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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스푸트니크V는 임상 3상 결과가 세계적 의학 전문지인 ‘랜싯’에 실리면서 효능적인 부분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다. 정 교수도 “최소한의 과학적인 기준은 통과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는 얀센·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기전이 바이러스 전달체 방식으로 유사하다. 얀센은 1회 접종, 아스트라제네카는 같은 종류의 백신을 2회 접종하는 형태다. 반면 스푸트니크V는 서로 다른 백신을 2회 접종한다.

정 교수는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이 mRNA보다 효과가 조금 낮다고 알고 계신다. 2회 접종 할 때 바이러스 전달체 자체에 대한 면역이 생겨서 효과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하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스푸트니크V는 그걸 회피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효과가 더 좋을 수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이 80~90% 정도의 효과를 보인다고 되어 있는데 그것보다 조금 높게 평가가 되고 있다. 효과에 있어서는 약간 비교우위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스푸트니크V는 현재 전 세계 61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멕시코, 인도, 이집트, 몽골 등 개발도상국에서 쓰이고 있고, 유럽 등 선진국에서 사용한 사례는 한 건도 없다.

우리 정부는 유럽의 판단을 참고할 방침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유럽의약품청(EMA)이 스푸트니크V의 허가 심사에 착수한 지 꽤 됐다”며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EMA 데이터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허가당국의 의견을 참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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