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제 마약조직 13명 적발…“말레이 경찰과 공조”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1일 1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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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말레이發 필로폰밀수 늘자 수사착수
수사 정보 현지 경찰에 실시간 전달…검거
말레이, 필로폰 12.2㎏ 등 압수…54억 상당

검찰이 국내로 밀수되는 필로폰을 조사하던 중 단서를 포착, 말레이시아 현지 경찰과 협력해 다국적 국제마약조직을 적발했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는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말레이시아 경찰과 공조해 국제마약조직을 적발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말레이시아에서 국내로 밀수입된 필로폰이 약 40㎏으로 크게 늘자, 말레이시아 현지 경찰청과 관세청을 찾아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했다.

또 쿠알라룸프 공항에 전신 이온스캐너 10대를 설치하고 우리나라행 수하물 검색을 강화한 결과, 필로폰 밀수입량이 지난해 3.6㎏으로 줄었다.

그런데 올초 국제특송화물 등을 통해 말레이시아에서 밀수입되는 필로폰이 다시 16.4㎏으로 급증했다. 이에 검찰은 우편물 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수사과정 중 확보한 필로폰 발송인의 정보를 말레이시아 경찰에 실시간으로 제공해 현지 제조·밀수책 수사를 지원했다.

이후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달 6일부터 8일까지 쿠알라룸프 공항 등에서 대규모 국제마약조직을 적발했다.

조직원들은 뉴질랜드 및 인도네시아 국적으로 13명에 달했으며, 현지 경찰은 필로폰 제조공장을 적발해 12.2㎏의 필로폰을 압수했다. 아울러 케타민 64㎏, 엑스터시 225정 등도 확보했다. 이들 마약은 한화 약 54.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붙잡힌 조직원 중 1명은 최근 인천지검과 청주지검에서 각각 적발한 필로폰 밀수의 발송책이었다.
한편 최근 5년간 다양한 국가에서 국내로 필로폰이 밀수입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6년에는 중국에서 약 9.2㎏의 필로폰이 밀수입돼 가장 비중이 컸다. 그 뒤로 ▲2017년 대만 10.7㎏ ▲2018년 대만 174.2㎏ ▲2019년 말레이시아 29.7㎏ ▲2020년 미국 18.1㎏ ▲2021년 1~3월 말레이시아 16.4㎏ 등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밀수입되는 필로폰은 미얀마 동북부에 위치한 샨에 ‘삼고’(Sam Gor)라는 국제마약조직이 대부분 제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삼고는 동남아를 거점으로 우리나라, 일본, 유럽, 북미 등을 상대로 마약을 공급했으며 총책이 지난 1월 네덜란드에서 검거된 바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밀수입 방식이 바뀌기도 했다. 그동안은 운반책의 몸이나 속옷에 숨겨 왔다면, 최근 비행기 등의 탑승객이 줄자 국제특송화물과 국제특급우편(EMS)으로 의류 및 식료품 내에 위장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한다.

검찰은 마약이 주로 발송되는 동남아시아 국가에 수사인력을 파견하고, 현지 수사당국과 소통해 마약류 유입을 차단하려고 노력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태국에 수사관을 파견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 태국 수사인력을 지원받아 공조수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달부터는 미국 마약청(DEA)과 업무협의를 열었으며, 이번달 중 말레시아 및 태국 마약청과도 협의를 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축적해온 국제공조 체계, 동남아시아 국가에 대한 마약수사 지원사업, 높은 공신력 등 유·무형 자산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마약류 통제를 주도하겠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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