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고온 반복 1월 기온차 48년만에 최대 19.6도 …주범은 북극 온난화

  • 뉴스1
  • 입력 2021년 2월 8일 12시 40분


코멘트
지난 2일 서울 성북구 홍릉시험림(국립산림과학원)에서 복수초가 노란 꽃잎을 펴고 볕을 쬐고 있다. 2021.2.2/뉴스1 © News1
지난 2일 서울 성북구 홍릉시험림(국립산림과학원)에서 복수초가 노란 꽃잎을 펴고 볕을 쬐고 있다. 2021.2.2/뉴스1 © News1
올겨울 강추위와 포근한 기온이 번갈아 나타나는 극단적인 날씨가 반복되고 있다. 1월에는 한파가 몰아쳤다가 하순에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는 바람에 1973년 이래 기온 변동폭이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기온의 급격한 변동이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12일은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 평균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한파가 장기간 나타났다. 서울은 8일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6도를 기록하며 2001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반면 13일 이후에는 봄처럼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다. 특히 21~25일은 ‘푄효과’(높은 산을 넘어온 고온 건조한 바람이 부는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5일 연속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1위를 기록하는 고온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평균기온 상 가장 추운 날(8일 영하 11.9도)과 가장 따뜻한 날(23일 7.7도)의 기온차가 19.6도로 전국 단위의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컸다.

1~12일 한파 원인으로는 찬 공기를 북극에 가둬두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가 약화된 ‘음의 북극진동’이 일어나 찬 공기가 남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봄 같은 기온이 나타난 13일 이후에는 찬 공기의 중심이 북쪽으로 이동하며 대기 하층에서 찬 대륙 고기압이 약해지고 아열대 서태평양에서 올라온 따뜻한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았다.

기상청은 “지난달 우리나라는 북쪽으로 음의 북극진동이, 남쪽으로 라니냐와 함께 인도양-열대 서태평양의 강한 대류 활동이 대치하는 남북 간의 힘겨루기가 이어졌다”며 “상순에는 북극 찬공기가 남하하고 중하순에는 이동성고기압에 의한 따뜻한 공기가 유입돼 기온 변동이 매우 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극심한 기온변동이 올겨울에 국한된 일이 아니라는 경고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전지구적인 기후변화로 인해 고려해야 할 기후 요인들이 늘어나면서 기후 변동성이 점차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저온에서 고온까지 계절 안에서도 변동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전에는 시베리아 고기압 등 한 두가지 현상만 중점적으로 나타났는데 최근 들어 해빙의 감소와 제트기류 약화, 유라시아 적설과 인도양 열대대류 등 굉장히 많은 기후요소들이 한반도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북극 해빙이 녹아서 예전만큼 얼음이 덮고 있기 않기 때문에 북극 온도가 올라가면서 중위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올해는 폭설도 유독 자주 내렸다. 지난달에는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네 차례(6~7일, 12~13일, 18일, 28일)에 걸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잦은 폭설은 북극 한파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는 라니냐 현상이 겹쳐친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이 교수는 폭설이 자주 내리는 것 역시 기후변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지구 온난화로 수증기가 많이 생기면 날씨가 춥지 않더라도 강수량이 많아질 수 있다”면서 “한국은 건조한 동아시아 몬순 기후지만 북극 온난화로 고위도 지역의 폭설이 한반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