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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장애인 자립 앞장 달성-치매예방 시스템 하남, 경쟁력 수직 상승

입력 2020-12-24 03:00업데이트 2020-12-24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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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지역경쟁력지수 평가]복지 확대로 삶의질 높인 시군
쓰레기봉투 제작하는 달성군 장애인재활자립작업장 대구 달성군 구지면의 달성군 장애인재활자립작업장에서 근로자들이 쓰레기 종량제 봉투 등을 제작하고 있다. 달성군장애인재활자립작업장 제공
중증 지적 장애인인 A 씨(30)가 10년 전 대구 달성군에 있는 달성군장애인재활자립작업장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실수를 하는 일이 많았다. 난생처음 혼자 힘으로 일을 하면서 긴장감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화장실 가는 시간을 놓쳐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일반 기업이었다면 경고를 받았을 일이지만, 이곳에선 다른 장애인 직원들이 A 씨를 돕고 배려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특히 같은 라인에서 일하는 지체 장애인이 멘토로 지정돼 A 씨가 작업 속도를 조절하고 화장실 갈 시간을 챙길 수 있도록 도왔다. 그 덕분에 A 씨는 이제 동료들에게 ‘반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일꾼으로 성장했다.

이 작업장에는 A 씨와 같은 중증 장애인 46명이 서로의 부족한 점을 도와가며 자립에 힘쓰고 있다. 2003년 10명 남짓 일하는 가건물에서 출발한 작업장은 현재 직원 60명이 일하는 약 2000m² 규모의 대형 시설로 발전했다. 특히 올해 8월 달성군의 지원으로 작업장을 구지면 달성산업단지로 확장 이전하면서 장애인 직원을 위한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근무 환경을 개선했다. 자립을 꿈꾸는 직원들의 노력에 힘입어 주요 생산품인 쓰레기종량제 봉투뿐 아니라 인터넷 홈페이지 개발, 판촉물 인쇄, 체험농장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올해 35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 취약계층 복지 늘린 지역, 삶의 질 높아져

23일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지역경쟁력지수 평가 결과에 따르면 달성군처럼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시군들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4개 평가 부문 중에서 교육과 복지 여건을 평가하는 ‘생활서비스’ 부문 점수는 보통 수도권 지역이 높고 중소 도시나 군 지역의 점수는 낮은 편이었지만 이번에는 경기 하남시, 이천시, 전남 나주시 등과 함께 달성군이 새롭게 상위 50위권에 진입한 점이 눈길을 끈다. 달성군은 생활서비스 부문 순위가 2018년 70위에서 44위로 26계단 상승했다. 생활서비스 부문은 △기초생활 여건 △교육 여건 △보건·복지 여건 등 3개 세부 부문별로 점수를 매겨 산출했다.

치매 예방 교재 ‘기품서’ 자체 제작한 하남시 경기 하남시 치매안심센터가 치매 예방을 위해 자체 제작한 교재 ‘기품서’를 지역 주민이 활용하고 있다. 하남시 치매안심센터 제공
올해 생활서비스 부문 19위로 2018년 59위에서 40계단 상승한 하남시는 노인복지 서비스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남시 치매안심센터는 자체 개발한 인지 재활 학습교재 ‘기품서’를 활용해 치매 어르신의 증상 악화를 막고 기억력 증진을 돕는 치매 예방 시스템을 마련했다. 기품서는 2019년 6월 대한치매학회지에 발표된 연구논문 등을 통해 효과를 인정받고, 현재 전국 26개 시군구에서 인지학습 교재로 사용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에는 치매 어르신 650여 명의 거주지로 기품서를 보급해 치매 예방을 돕고 있다.

○ 복지 늘리니 젊은층 인구도 증가

‘주민활력’ 부문에서는 각종 복지 혜택을 통해 젊은층 인구 유입을 늘리거나 유출을 막는 데 힘쓴 군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전남 영광군, 강원 화천군은 올해 처음으로 주민활력 부문 상위 50위권에 진입했다. 주민활력지수는 인구 증가율, 고령화율 등을 감안해 인구 활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강원 화천군은 젊은 부부들이 이주를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인 자녀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격적인 지원 정책을 펼쳤다. 3년 이상 거주한 주민들에게는 자녀 대학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고, 이와 별개로 매월 주거 지원금 명목으로 최대 50만 원을 준다. 또 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화천학습관을 운영해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해외 배낭여행 연수 기회도 마련했다.

2019년 기준 합계출산율 2.54명으로 전국 1위를 기록한 영광군의 주민활력 부문 순위는 22위로 2018년 95위에서 73계단 상승했다. 영광군은 2019년 인구일자리정책실을 신설하고 결혼장려금 500만 원 등의 적극적인 결혼·출산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농림축산식품부 등 21개 부처와 청으로 구성된 ‘삶의 질 향상 위원회’가 2005년부터 추진해 현재 4차(2020∼2024년)로 시행 중인 ‘삶의 질 향상 기본계획’과 연계해 진행됐다.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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