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키우자” 영진전문대에 고졸 직장인 몰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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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대구 북구 영진전문대 컴퓨터응용기계계열 실습실에서 고교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다가 입학한 학생들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5일 대구 북구 영진전문대 컴퓨터응용기계계열 실습실에서 고교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다가 입학한 학생들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실력 향상을 꾸준히 추구하는 게 곧 개인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포스코에 입사한 김동완 씨(29)가 갖고 있는 소신이다. 같은 해 영진전문대 컴퓨터응용기계계열을 졸업한 김 씨는 “중소기업에 다니다가 전문성을 높여야겠다는 각오로 26살에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기계 분야에서 전문 인재로 성장해 환경이 더 나은 회사에 취업한 사례를 보고 전공을 선택했다. 현재 회사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미소를 보였다.

김 씨처럼 직장을 다니다가 다른 진로를 고민하거나, 고교 졸업과 동시에 취직한 뒤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잡기 위해 전문대에 입학하는 ‘사회적 유턴’ 현상이 늘고 있다.

6일 영진전문대에 따르면 올해 이 대학에 입학한 ‘사회적 유턴’ 사례는 3명 가운데 1명꼴로 지난해보다 10.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지원처가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고졸 사회적 유턴 입학생은 771명으로 전체 입학생 2631명 가운데 30%에 육박한다. 지난해 사회적 유턴 입학생 568명보다 203명이 늘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사회적 유턴 입학생은 총 1973명으로 이 기간 전체 입학생 7893명의 약 25%를 차지했다. 4년제 대학을 다니다 전문대로 유턴한 일명 ‘대학 유턴’을 제외한 사회적 유턴이 4명 가운데 1명꼴인데,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게 영진전문대의 설명이다.

이대섭 영진전문대 입학지원처장(컴퓨터응용기계계열 교수)은 “기업 맞춤형 주문식 교육을 하는 우리 대학은 최근 4년간 평균 취업률이 80.6%로 전국 최고 경쟁력을 달리고 있다. 특히 일부 이공계 학과는 대기업은 물론이고 일본 소프트뱅크 등 해외 기업에도 인재로 성장할 싹을 빨리 확보한다는 의미의 ‘입도선매(立稻先賣)’ 분위기를 조성한 결과 고졸 사회인들이 영진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 대학에 입학한 사회적 유턴 입학생들은 이공 분야 학과에 몰리고 있다. 올해 입학 현황을 분석해 보면 컴퓨터정보계열 84명, 컴퓨터응용기계계열 134명, ICT반도체전자계열 97명, 신재생에너지전기계열 64명 등 이공 4개 계열에 379명이 사회적 유턴으로 입학했다. 영진전문대 전체 사회적 유턴 771명의 49%를 차지한다.

올해 SK네트웍스서비스에 입사한 김호진 씨(25)도 사회적 유턴을 선택했다. 특성화고교 졸업 후 대구의 한 회사에서 품질관리 업무를 1년 정도 경험했지만 더 좋은 일자리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 그는 “전문기술을 좀 더 익히면 될 것 같아 군 복무를 마치고 2017년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계열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영진으로 유턴한 일이 제 삶의 진정한 터닝포인트(전환점)가 됐다”고 말했다.

영진전문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청년 취업이 어느 때보다 어려워진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 처장은 “내년 신입생은 더 많은 사회적 유턴 출신이 있을 것으로 본다. 잘 뒷받침할 수 있는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전문성#영진전문대#고졸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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