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내 2곳서 동시에 확산… 영양팀 배식원 1명 첫 확진판정날
재활병원 병동 간호조무사도 확진… 두 집단간 연결고리는 확인 안돼
평택-시흥 병원서도 잇단 집단감염… 장호원노인복지센터선 12명 양성
충남 금산 요양원 8명 추가 확진
줄지어 코로나 검사 대기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10일 이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은 각기 다른 2개 그룹에서 같은 시기에 확산됐다는 점에서 이전의 병원 감염과는 다르다. 코로나19 ‘최후의 보루’인 의료시설에서 잇따라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방역당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일 서울시, 서대문구 등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에서 이번에 발생한 집단 감염은 영양팀과 재활병원이라는 2개의 각기 다른 그룹에서 일어났다. 영양팀은 세브란스병원이 아닌 외부 위탁협력업체에 소속돼 있는데 병실 환자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일을 맡고 있다.
이곳에서 최초 확진자가 나온 것은 9일이다. 본관에서 근무하는 영양팀 배식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방역당국은 접촉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영양팀의 다른 근무자와 병원 의료진, 확진자의 가족 등 9명이 감염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확진 사실을 통보받은 후 영양팀 근무자를 전원 교체하고 다른 근무자를 투입해 환자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양팀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날 재활병원 71병동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재활병원의 첫 확진자는 간호조무사다. 병원 측은 이 병동에 입원한 환자와 보호자, 직원 등을 대상으로 감염 검사를 진행했고 7명이 더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영양팀과 재활병원의 두 집단 감염 사이에 연결고리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확진자가 나온 영양팀의 근무 장소는 재활병원과는 다른 건물인 본관이다. 이 때문에 각각 다른 경로를 통해 감염이 진행됐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세브란스병원에는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도 있다.
강의성 서울시 역학조사실장은 “역학조사 진행 상황에 따라 코로나19 검사 대상자도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최초 감염 경로와 두 집단 감염 간 연관성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지난달에도 안과병원에서 확진자 2명이 발생했다. 병원은 10일부터 재활병원의 외래 진료와 치료를 중단하고 환자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또 역학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병동을 코호트(집단) 격리하기로 했다.
병원 등 의료시설 관련 집단 감염은 다른 지역서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 평택시에 있는 서울의원에서는 간호사와 환자 등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의원을 1일과 7일 방문한 60대 여성이 처음 확진됐다. 이 여성과 밀접 접촉했던 간호사 2명과 의원을 다녀간 80대 환자 1명이 10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첫 확진자인 60대 여성은 4∼6일 평택의 다른 병원에 입원했는데 이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시흥시 센트럴병원에서는 추가 확진자가 3명 나왔다. 이 병원에 입원한 50대 환자가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같은 층에 입원한 다른 환자와 의료진 등을 전수 검사하는 과정에서 환자 3명의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최초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기 이천시 장호원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도 1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센터 이용자 1명이 9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접촉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했고 10일 다른 입소자 8명, 센터 종사자 3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충남 금산군의 한 요양원에서는 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 요양원에서 근무하던 요양보호사가 전날 처음 확진된 뒤 8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코로나19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기관이나 요양병원, 사회복지시설 등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여러 방역수칙이 잘 이행되는지 좀 더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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