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지난 자리 물 가득찬 백록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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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만수위가 된 한라산 백록담 전경.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6일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만수위가 된 한라산 백록담 전경.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8일 오전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 분화구에 물이 가득 차, 하늘과 맞닿은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졌다.

이날 오전 7시 반경 백록담 부근에는 안개가 오락가락했다. 20여 분이 지나고 순식간에 안개가 걷히자 물이 가득 찬 분화구의 모습이 드러났다. 분화구에서 잠을 깬 노루는 인기척을 느껴서인지 경계의 울음을 지르기도 했다.

6일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만수위가 된 한라산 백록담 전경.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6일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만수위가 된 한라산 백록담 전경.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정상을 찾은 탐방객들은 청명한 하늘에 담수가 가득한 분화구가 어우러진 장관을 마주하자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비가 많이 오면 백록담 분화구에 간혹 물이 차기는 하는데 이번 처럼 물이 가득 차는 것은 드문 일이다. 백록담에 담긴 빗물은 보름 가량 지나면 절반 이상이 지하 암반 틈새로 빠져나간다.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2~7일 쉴새 없이 쏟아지면서 백록담 남벽(해발 1576m)의 누적 강우량이 1476.5㎜까지 올라가면서 장관이 연출됐다.

6일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만수위가 된 한라산 백록담 전경.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6일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만수위가 된 한라산 백록담 전경.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백록담은 면적 21만m²의 전형적인 산정화구호로 둘레가 1700m, 깊이는 108m에 이른다. 1970년대까지 백록담 수심이 최고 12m 가량으로 알려졌으나 분화구 사면에서 흙과 자갈이 계속 흘러내리면서 수심이 얕아졌다. 최근 분화구에 물이 가득 찰 때 수심은 3~5m 정도된다. 1970년 대에는 백록담 분화구에서 철쭉제나 야영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통제구역이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태풍#백록담#마이삭#하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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