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주간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역학조사 능력이 확진자 발생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3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8일 0시 이후 2주간 신고된 확진자는 총 4432명이다. 이 가운데 감염 경로를 알 수 없어 ‘조사 중’인 확진자는 1007명이다.
이는 전체의 22.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방역당국이 지난 16~29일 기준으로 이날 발표한 2주간 평가에서의 조사 중 비율은 19.4%였다.
최근 2주간 조사 중 비율은 국내 발생 확진자가 155명으로 세자릿 수를 기록한 지난 15일 93명(13.2%)에서 16일 117명(12.3%)으로 100명대를 넘어선 이후 무서운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
100명대를 넘어선 지 3일 만인 19일 220명(13.7%)으로 200명대를 넘어서더니 20일 272명(14.7%) → 21일 353명(16.4%) → 22일 494명(20.2%) → 23일 453명(16.2%) → 24일 470명(15.5%) 등으로 증가폭을 확대했다.
특히 25일 556명(16.9%) → 26일 660명(18.6%) → 27일 764명(19.4%) → 28일 830명(19.7%), 29일 848명(19.4%) 등으로 매일 100명 안팎으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급증했다. 전날도 942명(21.5%)으로 100명 가까이 폭증했다.
문제는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확진자와 그 비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능력이 확진자 발생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자칫 ‘n차 감염’ 등 걷잡을 수 없는 확산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의미한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확진자 발생이 급증해서 역학조사에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방대본에서는 역학조사를 지원할 수 있는 팀들을 계속 확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한계가 많은 상황이다.
정 본부장은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경로를 찾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일”이라며 “조사 중 비율이 많다는 것은 우리가 확인하지 못하는 감염원이 상당수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한 배경을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원을 일일이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것”이라며 “역학조사와 더불어 사람 간 전파를 최소화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행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확진자 증가가 지속되면서 최근 2주간 일평균 위·중증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16~29일 기준 일평균 위·중증 환자는 29.1명으로 직전 2주간 일평균 위·중증 환자(15.1명)보다 2배 가량 증가했다.
이는 위·중증 환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 18일까지만 해도 9명으로 한자릿수를 유지했으나 꾸준히 증가하더니 이날 현재 79명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최근 2주간 사망자는 16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연령은 90대 3명, 80대 7명, 70대 5명, 60대 1명이었다. 기저질환이 있던 확진자도 14명에 달했다.
최근 2주간 국내 발생 환자는 일평균 299.7명을 직전 2주간(35명)보다 8배 이상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일평균 국내 발생 환자가 239.1명으로 가장 높은 비중(79.8%)을 차지했다.
해외 유입 환자는 최근 2주간 일평균 11.8명 발생해 직전 2주간(15.2명)에 비해 3.4명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최근 2주간 20~30대 비중이 31.9%에서 23.1%로 감소한 반면, 60대 이상 비중은 23.9%에서 33.3%로 증가했다. 집단발생 감염 건수 역시 최근 2주간 40건으로 직전 2주간(23건)보다 증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