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만 42명 확진자 나온 코로나19 Gr유전자에 ‘촉각’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27일 09시 10분


20일 부산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의료진들이 분주하고 움직이고 있다. 부산의료원은 의료진 중 확진자가 나오면서 부분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 2020.4.20/뉴스1 © News1
20일 부산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의료진들이 분주하고 움직이고 있다. 부산의료원은 의료진 중 확진자가 나오면서 부분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 2020.4.20/뉴스1 © News1
부산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원인으로 밝혀진 Gr유전자 관련 확진자가 42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Gr유전자는 주로 러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로 국내에서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발병했다.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형의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집단감염으로 이어진 것인데, 방역당국은 Gr유전자가 지역 사회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26일 부산시에 따르면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던 199번 확진자의 코로나19 유전자 검사 결과 Gr유전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선박수리업체와 거래하는 업체에 근무하는199번 확진자는 같은 회사 직장 동료인 215번을 비롯해 211번, 224번 확진자로 이어졌다. 224번 확진자는 234, 235, 236, 237번으로 감염이 이어졌으며, 234번 확진자는 242, 248번으로 이어져 n차감염이 발생했다. 199번 관련 확진자 10명 모두 Gr유전자 감염자다.

이들 외에도 Gr유전자 집단감염은 부경보건고, 부산기계공고에서도 나타났다.

러시아 선박 페트로원호에서 수리작업을 한 190번 확진자에서 Gr유전자가 확인됐다. 190번 확진자의 아내이자 부경보건고 재학 중인 183번 확진자와 183번 확진자의 학급친구인 174, 179, 180, 181, 182번 확진자도 Gr유전자에 감염됐다.

179번은 188번으로, 182번은 185, 186, 187번 감염으로 이어졌는데 부경보건고 관련 확진자 11명 역시 Gr유전자에 감염됐다.

부경보건고 재학생 가운데 3명은 부산 사하구 소재 쌍옥다방을 방문했는데, 쌍옥다방은 부산기계공고 학생인 193번 확진자의 친척이 운영하는 곳이다.

부경보건고 학생 3명이 쌍옥다방을 방문했을 당시, 193번 확진자의 어머니인 194번 확진자가 다방에 머물렀던 것으로 시 역학조사에서 확인됐다.

194번 확진자가 193번 확진자보다 증상발현이 빨랐던 것으로 파악됐는데, 부경보건고 재학생에서 194번으로, 이후 부산기계공고 재학생 193번으로 감염이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기계공고에서는 193번을 비롯해 189, 191, 212, 217, 218, 260번 등 7명의 재학생 감염자가 나왔다. 189번은 접촉자 201, 208, 258번으로, 191번은 197번으로, 193번은 194, 196, 255번으로 각각 감염이 이어졌다. 또한 196번은 200, 202, 210, 214, 222, 223번으로 감염이 이어졌다. 부산기계공고 관련 확진자는 20명으로 이들도 Gr유전자 감염이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던 195번 확진자의 유전자 검사 결과에서도 Gr유전자가 검출됐다.

199번 관련 10명, 부경보건고 관련 11명, 부산기계공고 관련 20명, 195번 확진자 1명을 더하면 Gr바이러스 감염자는 42명에 이른다.

Gr유전자는 국내의 경우 부산에서만 유일하게 발견됐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수도권의 경우 Gh유전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

Gr바이러스는 러시아, 아프리카, 인도 등에서 주로 발견된다. 이 때문에 부산의 경우 러시아 선박 페트로원호에서 수리작업을 한 190번 확진자가 최초 감염원으로 추정된다.

페트로원호의 경우 선원 94명 가운데 4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Gr유전자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199번 확진자가 근무하는 곳 역시 선박수리업체와 거래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95번 확진자의 경우 Gr바이러스의 지역감염 사례로 시는 추정하고 있다.

국내에서 흔치 않은 바이러스 유형이 부산에서 집단감염으로 이어지면서 지역사회에서는 Gr유전자가 확진자들에게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주로 발생하지 않았던 만큼 기존 바이러스와의 차이점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집단감염이 이어진 만큼 높은 전파율에 대한 우려와 함께 치료과정에서 새로운 문제점이 발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Gr유전자에 감염됐던 러시아 선박 선원 대부분이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안병선 시 건강정책과장은 “Gr유전자 그룹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페트르원호 선원들에서만 발견된 유전자”라며 “현재 Gr그룹이 다른 그룹과 임상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분명하지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3월 온천교회 감염의 경우 이렇게 전파 속도가 빠르지 않았다”며 “역학조사를 하는 현장에서 느끼기에 최근 감염속도가 굉장히 빠르다”고 우려했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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