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복구 일손 모자란데… 코로나 번지자 발길 뚝 끊겨”

조응형 기자 , 구례=이형주 기자 입력 2020-08-21 03:00수정 2020-08-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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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전남 구례군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수해를 당한 가옥의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한때 20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찾아왔던 구례군은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자원봉사자 수가 400명 이하로 줄어들어 일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례군청 제공
“지난 주말 이후 자원봉사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죠. 아직도 도움이 필요한 곳이 정말 많은데…”

전남 구례군에서 12일째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박승만 씨(32)는 한숨을 내쉬었다. 순천시 해룡면에 사는 박 씨는 지난주 구례에 대규모 물난리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1t 트럭을 몰고 한달음에 달려왔다. 수해 지역 곳곳에 필요한 물품을 실어 나르는 봉사를 해온 박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뒤에 자원봉사자가 크게 줄어들었다”며 “자원봉사자들은 주로 시장에서 팔릴 상품을 세척하거나 집 안 청소와 빨래, 설거지 등을 맡아왔는데 일손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구례군에 따르면 14일 1284명, 15일 1445명이었던 자원봉사자 수는 16일 495명으로 확 줄더니 19일에는 307명까지 떨어졌다. 구례군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심한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자원봉사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족한 인력은 인근 군부대에서 보내줘서 메우려 하는데, 여전히 일손 부족을 호소하는 지역이 많다”고 설명했다.

7, 8일 수마가 할퀴고 간 구례군은 읍내의 약 40%가 물에 잠겼고, 주택 등 건축물 1516곳과 농경지 699ha가 침수됐다. 소와 돼지, 오리 등 가축 1만5846마리도 폐사했다. 겨우 구조한 가축들도 부상을 입거나 건강이 나빠진 개체가 많고, 심지어 폭염까지 찾아오면서 폐사하는 가축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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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1100억 원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는 전남 곡성군은 19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수해복구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곡성군에서는 19, 20일 수해 이재민이었던 30대 남성과 아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곡성군 관계자는 “확진자 2명이 연달아 발생하는 바람에 추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일단 20일 하루 공적 차원의 수해 복구를 중단했다”며 “개별 주민이나 농가에서 진행하는 복구는 진행하고 있으며, 군에서 지원하는 수해복구는 21일부터 재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낮 최고기온 35도를 웃도는 폭염도 피해 복구 속도를 더디게 하고 있다. 20일 구례에서 비닐하우스 청소 봉사를 맡은 신철근 씨(63)는 “습하기까지 해서 체감 기온은 37∼38도를 웃도는 느낌이다”라며 “방역 때문에 KF80 마스크를 쓰고 고무장갑을 낀 채 일하고 있는데 1시간만 일해도 마스크가 완전히 땀에 젖어서 쓸 수가 없다. 고무장갑을 뒤집어보면 땀이 장갑 속에 가득 고여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곡성군 멜론 농장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A 씨는 “더운 날씨에 버려진 과일과 식물 뿌리 등이 함께 썩어서 악취가 심하게 난다. 악취 때문에 머리가 심하게 아파서 30분마다 휴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응형 yesbro@donga.com / 구례=이형주 기자
#구례#수해복구#코로나19#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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