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2021학년도 대입 긴급 제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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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후 일산 대화고 교사
최승후 일산 대화고 교사
서울대는 고3 재학생만 응시할 수 있는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 최저)을 ‘3개 영역 2등급 이내에서 3개 영역 3등급 이내’로 완화하는 내용의 2021학년도 입시 변경사항을 발표했다. 다른 대학도 고3 재학생 배려 대책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연세대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비교과활동 반영을 최소화하기로 했으며, 고려대는 수험생의 안전을 위해 비대면 녹화 면접을 시행한다. 한국외국어대는 학종에서 면접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늦었지만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에 충실한 조치를 환영한다. 대입정책의 핵심은 예측가능성이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장기화됨에 따라 일선 고교의 정상적인 교육 활동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속한 대안이 필요한 이유다.

여기서 염두에 둬야 할 명징한 원칙이 있다. 이미 발표된 대학의 전형 방법을 바꾸는 건 학교와 학생에 따라 유불리한 상황이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고교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고교 학사일정과 학생들의 진로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학종의 경우는 접근을 달리해야 한다. 비교과활동 등 특정 전형요소를 갑자기 바꾸는 건 수험생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더구나 고3 때 진로를 바꾸는 학생이 많아서 3학년 1학기 창의적 체험활동 상황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깜깜이 평가’가 될 것이다. 이런 예외적인 기재사항 방침은 고3뿐만 아니라 고1, 2 학생들에게도 해당되기 때문에 내년 입시에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예년보다 학습 결손이 심각한 올해 수험생들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두 가지 제안을 한다.

첫째, 출결 상황과 봉사활동 실적의 감점을 완화하자. 참석이 힘든 불가피한 상황을 배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수시모집 학생부위주전형(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의 수능 최저를 완화하자. 수험생들의 학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현재 발표된 수능 최저를 충족하지 못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부교과전형은 내신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 대학 입장에서는 내신 성적 동점자가 많기 때문에 수능 최저를 통해 학생을 변별한다. 고려대, 중앙대, 서울시립대, 한국외국어대, 홍익대, 숙명여대처럼 상위권 대학들이 이 전형에 수능 최저를 걸기 때문에 수능 성적이 중요하다. 하지만 올해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여 이 전형의 수능 최저를 완화하는 것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공부하는 수험생을 위해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다.

끝으로, 전국의 수험생들에게 한마디. 현재의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학업에 집중하세요. 그것이 정답입니다. 차분하고 담대하게.

최승후 일산 대화고 교사
#에듀플러스#교육#대입제언#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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