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구형’ 고유정 “언론의 희생양, 한 가닥 희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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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17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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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의붓아들 살해 혐의…17일 항소심 결심 공판
검찰 “수법 잔혹하고 반성 기미 없어” 재차 사형 구형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고유정(37)에게 검찰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고유정은 “언론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하며 “이제 한가닥 희망은 항소심 재판부”라고 말했다.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형사부는 17일 오후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고유정의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사건 결심 공판을 열었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제주시 조천읍의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바다와 쓰레기 처리시설 등에 버린 혐의로 기소됐다.

고유정은 같은 해 3월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자고 있던 의붓아들을 눌러 살해한 혐의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고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일 고유정 사건 선고 공판에서 고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전 남편 살해 혐의는 계획살인을 인정했으나 의붓아들 살해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20일 고유정 사건 선고 공판에서 고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전 남편 살해 혐의는 계획살인을 인정했으나 의붓아들 살해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검찰 “아버지 앞에서 아들을, 아들 앞에서 아버지를…”
검찰은 이날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범행 수법이 잔인한 점, 고유정이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지적하며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고유정이 아버지 앞에서 아들을, 아들 앞에서 아버지를 살해하는 연쇄살인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범행 수법이 지나치게 잔혹하고 지난 공판 동안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고유정 “무자비한 언론…꿈꾸는 것 같다”
반면, 고유정은 전 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했고, 의붓아들 사망사건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고유정은 최후진술을 통해 “1심 재판부가 제 변호인을 질책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실상 포기했다”면서 “판사가 선고 전에 유죄로 생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 가닥 희망은 항소심 재판부”라며 “험악하고 거센 여론과 무자비한 언론 때문에 마음의 부담이 크겠지만 용기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언론을 비난하기도 했다. 고유정은 “재판이 끝나고 감옥에 가서 언론이 저를 표현한 것을 보면, 누가 제 말에 귀기울여주나 싶다”며 “1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아이 엄마로 살다가 감옥에 갇히니 마치 꿈꾸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죽어서라도 억울함을 밝히고 싶은 심정”이라며 “전 남편 살해는 당황해서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고, 의붓아들은 결코 죽이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항소심 선고공판은 다음달 15일 오전 10시에 열릴 계획이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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