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활동가의 전횡 견제할 장치 있었나”

이소연 기자 , 신지환 기자 입력 2020-05-27 03:00수정 2020-05-2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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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운동 원로들이 본 정의연 문제 원인과 개혁 방안
1인 권력체제 된 후 피해자 소외…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 회복 시급
사업 투명 공개하고 외부 감사를
뉴스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가 25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피해자를 30년 동안 이용했다”고 격정 토로한 것을 계기로 시민사회와 학계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90년대 위안부 운동 초창기부터 헌신한 원로 활동가들은 “소수의 활동가가 권력을 잡고 피해자를 소외시킨 게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라며 “변화한 시대에 맞게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정대협 초기 멤버 A 씨는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대협 대표를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를 두고 “‘위안부 운동=윤미향’이라는 등식이 뿌리내리면서 이 모든 사태가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윤 당선자가 2007년 정대협 상임대표로 취임하면서 의사 결정과 실행이 구분되지 않는 ‘1인 체제’가 만들어졌다는 지적이다. A 씨는 “지금은 단체가 개인의 전횡을 막을 수가 없다. 그렇게 운동을 사유화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위안부 운동을 초창기부터 주도한 B 씨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은 계속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소수 활동가가 이 운동의 주체가 되면서 의사결정 과정에 민주적 절차가 소홀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B 씨는 특히 정대협이 윤 당선자의 아버지를 경기 안성시 피해자 쉼터의 관리자로 앉혀 임금을 지급한 점을 두고는 “이사회에서 한 번쯤 반대 의견이 나왔을 법한 사안이 그냥 통과됐다. 아쉬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원로 활동가들은 위안부 운동이 민주적 절차를 되찾고 투명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정대협 창립 멤버 C 씨는 “세상은 맑아지고 있는데 운동 방식은 주먹구구”라고 지적했다. 윤 전 대표가 개인 계좌로 모금을 해온 것과 관련해선 “상식적이지 않다”라며 “이 운동의 주축이 될 미래 세대에게 믿음을 주려면 투명해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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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집회 현장 모금을 중단하고 외부 감사를 정례화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제언도 나왔다. B 씨는 “현금을 모으다 보면 기부금 영수증 발급이 안 될 수도 있고, (돈이) 사업 목적에 맞게 쓰이지 않을 수도 있다”라며 “사업 집행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외부 감사도 철저하게 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대협은 2018년 정의기억연대(정의연)로 이름을 바꿨다.

이소연 always99@donga.com·신지환 기자


#정의연#정대협#이용수 할머니#위안부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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