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누빈 中관광객, 귀국 후 확진…무사증 입국 일시 중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일 2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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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무사증(무비자)으로 입국했던 50대 중국인이 귀국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도 전역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 중국인은 제주지역 유명 관광지를 비롯해 식당, 편의점 등을 돌아다녔으며 시내버스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는 지난달 21일 입국해 25일까지 머문 중국인 A 씨(52·여)가 양저우로 돌아간 뒤 발열증세를 보여 30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을 국토교통부 제주항공청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2일 밝혔다. A 씨는 딸과 함께 무사증으로 방문해 개별 관광을 했고, 체류 기간에는 특별한 증세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딸은 현재까지 감염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당초 A 씨의 동선을 공개하지 않다가 불안감이 커지자 2일 오후 이동경로를 공개했다. A 씨는 21일 마지막 비행기 편으로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해 제주시 연동에 있는 플로라호텔에 투숙했다. 다음날인 22일 중국인 8명과 함께 승합차를 이용해 에코랜드, 산굼부리 등 관광지를 거쳐 우도로 건너간 뒤 식당에서 점심을 하고 돌아와 성산일출봉 등 제주 동부지역을 관광했다. 저녁은 제주시 신라면세점 부근 식당에서 먹었다.

23일에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나서 시내버스를 이용해 구도심인 제주시 칠성통을 구경했다. 24일에는 시내버스를 이용해 1100고지, 무지개도로 등을 둘러본 뒤 도두해안도로 카페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저녁에는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를 산책하다가 편의점을 들르기도 했다. 25일은 숙소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해 제주국제공항으로 가 출국했다.

제주도는 이들이 체류했던 호텔 접촉자 5명을 자가 격리하고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A 씨를 검역한 공항 직원은 발열 증세를 보였으나,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 도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의 관리지침에 따르면 증상 발현 이전이면 관리대상이 아니지만,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A 씨 딸과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동선을 확인하고 있다”며 “A 씨 이동경로에서 현재까지 밀접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A 씨가 쇼핑한 제주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측은 동선을 공개한 직후 매장 출입을 통제했으며 3일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간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제주도로부터 아직 정확한 정보는 받지 못한 상태이지만 고객 및 직원 안전을 위해 임시 휴업할 것”이라며 “매장 방역활동을 추가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A 씨 신종 코로나 확진은 중국 현지 TV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제주시 한 주민은 “대만에 사는 지인이 A 씨가 제주여행을 갔다온 뒤 신종 코로나 확진을 판정받았다는 내용을 방송에서 봤다고 알려왔다. 주변에 이야기했는데 처음엔 ‘가짜뉴스’로 오해 받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2일 제주지역 중국인 무사증 입국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앞서 제주도는 임시로 무사증 제도 중지와 중국인 입국 금지를 정부에 요청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중국인 입국도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주지역 무사증 입국자는 81만여 명이다. 98%인 79만7300여 명이 중국인이었다. 신종 코로나 발생 뒤 춘제 기간(1월 24~30일) 방문한 중국인은 1만 명가량이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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