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95% “퇴사 고민한 적 있어”…아이 초교 입학 때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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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8일 1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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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워킹맘(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여성)’들의 95%는 퇴사를 고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고비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였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8일 ‘2019 한국 워킹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퇴사를 고민했던 경험이 있는 워킹맘이 95%에 달했다고 밝혔다.

워킹맘이 퇴사를 고민하는 주된 이유는 자녀 양육 문제였다. 특히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퇴사 고민이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워킹맘의 경우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 시 직장을 그만두거나 이직을 고민했다는 응답이 50.5%로 조사됐다. 임신했을 때(25.2%)나 출산을 앞뒀을 때(42%)보다 고민이 컸다. 학교 준비물 마련, 방과 후 일정 등 자녀에게 손이 많이 가는 시기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자녀가 적어도 중학생은 돼야 주변의 도움 없이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워킹맘은 퇴사 위기가 찾아왔을 때 대부분 부모와 가족의 도움으로 고비를 넘겼다. 부모의 도움(34.3%), 부모 외 가족의 도움(20.1%)을 받은 경우가 절반 이상이었다.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도 10.6%를 차지했다.

평소 자녀를 돌보거나 집안일 등을 돕는 부모는 친정부모인 경우가 50.9%를 차지했다. 시부모는 19.6%였다. 현재 부모에게 ‘경제적이거나 비경제적인 지원’ 등을 하는 워킹맘은 전체의 49.9%였다.

워킹맘 대부분은 직장에서 계속 일을 하길 원했다. 워킹맘의 75.1%가 현재 직장에서 계속 일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직장생활을 계속하려는 이유는 ‘가계 경제에 보탬이 되기 위해’라는 답변이 44%로 가장 많았다. ‘일을 하는 게 나아서(8.4%)’, ‘자아발전을 위해서(7.6%)’ 등 개인적인 이유는 낮게 조사됐다.

사진=KB금융경영연구소 제공
사진=KB금융경영연구소 제공

워킹맘들은 가계 소득을 주로 본인이 관리했다. 본인과 배우자의 소득을 모아 관리하는 워킹맘은 78.3%로 집계됐다. 또 워킹맘 78.6%는 비상금을 보유했다. 평균 비상금은 1010만 원 수준이었다.

워킹맘의 76.5%는 ‘배우자에 의지하지 않고 독립해서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가치관에 동의했다. 워킹맘의 94.3%가 자녀를 위해 투자·저축을 했다. 목적은 자녀 대학 등록금·어학연수·유학비 마련 등이었다.

워킹맘의 현재 생활에 대한 우선순위는 직장생활(54%), 가정생활(33.5%), 개인생활(12.5%) 순으로 조사됐다. 개인적 여유시간은 평균 1시간 51분 정도였다.

이처럼 여유시간이 적다보니 워킹맘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소비했다. 최근 3개월 내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통해 물건·서비스를 구매했다는 워킹맘은 98.4%에 달했다. 주로 퇴근 이후인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 야간 시간을 활용했다. 워킹맘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장 많이 구매하는 상품군은 식료품·생필품 등이었다.

연구소는 “워킹맘이 직장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이루는 워라밸 실현을 위해서는 직장과 조직의 분위기 조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사회적으로 워라밸에 대한 인식이 초기인 만큼 사회나 직장에서의 인식 확산을 통한 분위기 조성과 제도적 마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현재 경제활동 중이며 고등학생 이하의 자녀를 둔 여성 2000명을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분석한 결과다. 서울을 포함한 경기도와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워킹맘(만 25~59세 여성 취업자)을 대상으로 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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