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화성 연쇄살인 사건’ 피해자 수소문…이춘재 자백 끌어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5일 2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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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를 특정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지난 1986~1991년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반경 2㎞이내에서 6년 동안 10명의 여성이 희생된 희대의 연쇄살인사건이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네이버 블로그 캡처) 2019.9.18 ⓒ News1
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를 특정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지난 1986~1991년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반경 2㎞이내에서 6년 동안 10명의 여성이 희생된 희대의 연쇄살인사건이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네이버 블로그 캡처) 2019.9.18 ⓒ News1
경찰이 33년 전 경기 화성시 태안읍 일대에서 발생한 7건의 연쇄 성폭행 사건 피해자들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쇄 성폭행 사건의 범행 수법과 피해자들이 진술한 가해자 인상착의가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춘재(56)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연쇄 성폭행 사건 피해자의 진술을 확보하게 되면 이를 이춘재의 자백을 이끌어내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처제 강간살인 혐의로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춘재는 피해자 유류품에서 자신의 유전자(DNA)가 확인된 5, 7, 9차 화성 연쇄 살인 사건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춘재가 살았던 태안읍에서 1986년 2월부터 7월 사이에 있었던 7건의 연쇄 성폭행 사건 피해자들을 수소문하고 있다. 7건 모두 1차 화성 연쇄 살인 사건(1986년 9월 15일)이 있기 전에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1986년 2월 9일 발생한 첫 번째 연쇄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범인이 ‘네 서방 뭐해?’, ‘네 애는 몇 살이야?’라고 물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연쇄 성폭행 사건의 다섯 번째 피해자도 비슷한 진술을 한 것으로 당시 조서에 남아 있다. 범인이 ‘네 서방 뭐해?’, ‘애가 몇이야?’고 물으면서 욕설을 했다는 것이다.

2차 화성 연쇄 살인 사건(1986년 10월 20일) 발생 한 달 뒤인 1986년 11월 30일 태안읍에서 성폭행 피해를 당할 뻔 했다가 가까스로 달아났던 김모 씨(당시 45세·여)도 당시 경찰에 진술할 때 “범인이 ‘서방 있냐?’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돼 있다. 화성 연쇄 살인 사건 당시 그려진 용의자 몽타주는 24¤27세, 키 165¤170cm 남성으로 보고 그린 것인데 김 씨도 당시 ‘범인은 25~27세 정도로 키는 160¤170cm의 호리호리한 “매를 지닌 낮은 목소리였다’고 진술했다. 1986년에 이춘재는 23세였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인마다 독특한 시그니처 행위가 있는데 당시 범인은 범행 때 ‘서방’이라는 단어를 쓴 점이 시그니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7건의 연쇄 성폭행 사건과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2011년 ‘연쇄살인 사건에 있어서 범인상 추정에 관한 연구’ 논문을 썼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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