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매춘 망언’ 류석춘 교수, 강의 강행…“학문의 자유 보장돼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4일 2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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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한 시민단체 회원이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사무실로 난입해 류석춘 교수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뉴스1
24일 오후 한 시민단체 회원이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사무실로 난입해 류석춘 교수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뉴스1
강의 도중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과 비슷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64)가 학내외 반발에도 불구하고 24일 자신의 강의를 진행했다. 류 교수는 이날 강의에서 자신의 ‘위안부 관련 발언’에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에 대해 “대학에서는 자신이 공부하고 연구한 것에 기반을 둬 판단하는 ‘학문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류 교수는 오후 4~6시로 예정돼 있던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 수업을 진행했다. 류 교수는 강의 시작 시간보다 15분 늦은 오후 4시 15분경 강의실에 모습을 드러내 오후 5시 50분까지 강의했다. 연세대 본부는 출석부 명단과 학생증을 대조해 수강신청을 한 학생 30여 명만 강의실에 입장시켰다. 전날 연세대는 논란이 된 류 교수의 발언이 있었던 ‘발전사회학’ 강의는 중단시켰다. 하지만 류 교수가 이번 학기에 맡은 또 다른 강의인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은 그대로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류 교수는 24일 강의 앞부분에 “외부에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징계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평소 학생들이 나를 판단한 것에 기반해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도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수업 도중 한 학생이 “위안부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어떤 입장이냐”고 묻자 “여러분이 알고 있는 일제시대의 쌀 수탈, 농지 수탈, 노동자 강제동원, 위안부 강제동원은 스테레오타입(Stereotype)이다”며 “전 국민이 그렇게 알고 있지만 새로운 연구로 기존의 지식이 도전받고 있고, 여러분이 그걸 알아야 한다”고 했다. 류 교수는 “전태일이란 사람이 노동자로 일하며 착취당해 자살한 것으로 아는데 그게 아니라는 사실도 강의할 것이다. 그건 내가 직접 연구한 내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24일 오전 교무처에 “류 교수가 강의를 진행할 경우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며 모든 강의에서 류 교수를 배제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류 교수는 교무처에 수업을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교무처는 총학에 “교무처가 수업을 강제로 중단할 방법은 없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생회는 이날 ‘류석춘 교수는 학생과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대학 본부는 류석춘 교수를 파면하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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