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안까지 쓰레기로 가득…‘저장강박’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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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11일 0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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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사진과 직접 관계없는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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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내 27가구가 저장강박으로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구는 이들의 주거 환경을 개선해 강박장애를 극복하도록 돕겠다는 방침이다.

11일 중구에 따르면 저장강박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가구는 27가구다. 구는 연내 이들의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강박장애 극복을 지원할 방침이다.

저장강박은 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어떤 물건이든 버리지 못하고 집 안팎에 쌓아두는 강박장애의 일종이다. 최근 그 수가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병증과 사유도 다양화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본인은 물론 주변 생활환경까지 해치면서 이웃과의 갈등을 불러오고 있다.

약수동에 거주하는 A 씨(67·남성)의 경우 알코올 중독까지 겹쳐 냉장고 안까지 쓰레기를 방치하고 있었다. 청구동에 사는 B 씨(79·여성)의 방 안도 쓰레기로 가득했고, 집 주변 고양이들로 주거기능을 상실하고 있었다.

구는 올 15개 동주민센터와 관내 4곳의 복지관을 통해 저장강박 의심가구를 찾기 위한 실태조사를 벌였다. 파악된 27가구 가운데, 15가구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공적 복지대상이었고, 나머지 12가구도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 가구였다. 독거노인 등 노인가구도 12가구에 이르렀다.

사례관리사들은 우선 파악된 20가구를 주기적으로 방문해 대상자의 욕구와 위기도 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저장강박 패턴과 사유, 이웃의 스트레스와 갈등 수위, 사례관리사 방문에 따른 변화 등을 심층 관찰했다. 이와 함께 상태 개선의 동의를 얻기 위한 대상자 설득을 병행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해결방안은 구청, 동주민센터, 신당·중림·유락사회복지관, 약수노인복지관 자원봉사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주거복지센터 실무자들이 모이는 민·관 통합사례관리회의에서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저장강박증은 재발률이 높아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주거환경 개선으로 그치지 않고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반복적으로 심리 회복을 지원할 예정이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해 공동체의 일원으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과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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