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돗물 적합” 인천시, 시민 분노 폭발하자 뒤늦게 진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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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4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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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사진=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인천 서구 일부 지역에서 6일째 붉은 수돗물이 나와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박준하 인천시행정부시장은 4일 주민들에게 사과의 말을 건넸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에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인천 서구 일부 지역 가정과 학교 등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주민 고** 씨는 색이 변한 필터 사진과 함께 “요즘 수돗물로 인해 씻지도, 먹지도 못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하루 사용한 필터라고 하면 믿으시겠나. 말이 하루지.. 물을 사용한 건 30분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이번 수질피해는 팔당취수장의 수돗물 공급을 늘리는 수계전환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기존 관로의 수압이 일시적으로 높아져 이물질이 수돗물에 유입돼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민들의 분노를 키운 건 인천시의 초기 대응이다. 상수도본부는 2일 수질검사를 의뢰한 57건이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주민들에게 안내했다. 이에 주민들은 여전히 붉은 수돗물이 나오는데 어떻게 적합 판정이 나올 수 있느냐며 반발했다. 일부 시민은 상수도본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주민들의 분노가 계속되자 박준하 행정부시장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적인 수돗물 수질피해를 입어 고통을 받고 계시는 서구 시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수돗물 수질문제로 인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계실 인천시민 여러분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 부시장은 “30일 오후부터 서구지역에서 적수발생 신고가 접수돼 상수도사업본부에선 사고수습대책본부를 가동해 조치를 취했으나, 5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서구지역에서 적수가 발생하고 있다”며 “전문가·학부모·주민 등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보다 세밀한 수질검사와 현장조사를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급식이 중단된 초·중·고등학교의 정상적인 급식이 가능하도록 우선조치와 미추홀참물(병에 담은 수돗물)의 충분한 추가제공, 공동주택의 물탱크 청소 지원, 정수기 필터교체 등을 시비로 지원하겠다”며 “이와 같은 혼란과 불안사태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응 매뉴얼과 단수 또는 물 공급 체계전환에 따른 사전 시민안내 매뉴얼, 인천시와 군·구 및 유관기관간의 협력 매뉴얼을 구축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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