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민 작가와 진실 공방 윤지오, 증언有 물증無?…변호사 “기소 돼도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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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3일 1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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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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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인 윤지오 씨가 거짓 증언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윤 씨 증언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사건 연루자가 기소돼도 무죄를 받을 것이라는 변호사의 지적이 나왔다.

김태현 법률사무소 준경 변호사는 23일 채널A와 인터뷰에서 “장자연 사건에서 윤지오 씨의 증언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윤지오 씨의 증언이 나오기 전에 이건 끝나는 사건이었다. 당시 뭔가 의혹이 있는 것 같은데 입증할 길은 없고 공소시효는 다 지났다. 그런데 윤지오 씨의 증언이 나와서 꺼져가는 불씨가 다시 타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진상조사단 내부에서도 (윤 씨 증언의 신빙성에) 의견이 갈린다는 건 이건 실제로 진상조사단에서 수사를 권고한다고 하더라도 제가 봤을 땐 검찰에서 특수강간혐의로 기소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소돼도 이건 그냥 무죄”라고 지적했다.

채널A에 따르면 윤지오 씨는 “장자연 씨가 술이 아닌 다른 약물에 취한 채 성접대를 강요 받았을 수 있다”는 취지로 증언을 했다. 이 같은 증언을 바탕으로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장자연 사건에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지오 씨의 증언대로라면 공소시효 15년에 이르는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2009년에 벌어진 장자연 사건에 대한 수사가 가능해지는 것.

그러나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내부에서는 사건 연루자의 특수강간 혐의 적용을 두고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조사단 관계자는 채널A에 “윤지오 씨 진술을 재수사 권고의 근거로 쓸 수 있을지를 두고 설전이 오갔다”고 말했다.

사진=채널A
사진=채널A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저는 진실을 모른다. 윤지오 씨가 거짓말 하고 있다는 얘기가 아니다”면서도 “(윤지오 씨의 증언은) 술이 아닌 다른 약물에 취한 채 성접대 강요 받았을 수 ‘있다’다. 가능성은 누구나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윤지오 씨가 ‘그 때 어느 자리에서 누군가 자연 언니 술자리에서 약물을 타는 것을 제가 봤다’고 구체적으로 진술을 해도, 그게 법정에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물증이 없고 진술뿐이니까”라며 “그런데 그것도 아니고 ‘당시에 약물에 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인이 스스로 가능성을 제기한 거다. 뒷받침할 수 있는 물증을 제시한 건 없다. 이건 법정가면 변호인들이 굉장히 탄핵시키기 좋은 증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변호사들이 법정에서) ‘당신 봤어?’, ‘뭘 가지고 저렇게 얘기하지?’, ‘객관적 물증을 대보겠어?’ 이렇게 파고 들어가면 이건 굉장히 어렵다”며 “윤지오 씨 입장에서는 본인이 진실을 얘기하고 있겠지만 그걸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그러니까 진상조사단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윤 씨 증언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다면 어떻게 되나’라는 물음엔 “윤지오 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심이 간다라고 가정하면, 이것을 ‘특수강간혐의로 수사해주세요’라고 수사를 권고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정도에서 정리가 될 것이다. 진상조사단이 어떤 식으로 수사 권고를 의뢰하는지, 그것에 따라 결국 내부적으로 윤지오 씨 증언을 어떻게 판단했는지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지오 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한 김수민 작가는 이날 윤 씨를 고소할 예정이라고 김 작가의 법률대리인 박훈 변호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김 작가는 3월 발간한 윤 씨의 책 집필 준비에 도움을 준 인물이다.

박훈 변호사는 “김수민 작가를 대리해 23일 오후 4시 광화문 서울지방경찰청 민원실에 윤지오 씨를 고소하는 고소장을 제출한다”며 “윤 씨가 유일한 목격을 주장하는 ‘장자연 리스트’를 어떻게 봤는지, (윤 씨 증언이 거짓이라는) 김수민의 글이 조작인지 아닌지에 대해 정면으로 다투어 보고자 하여 고소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민 작가의 주장에 대해 윤지오 씨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김 작가와 단 한 차례 만났을 뿐이라며 “목숨 걸고 증언하는 저를 모욕하고, 현재 상황 자체를 파악 못 하고 본인들의 의견을 마치 사실인 마냥 떠들어대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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