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2018년 11월 400억원 자금 오가
필리핀 게임회사 사무실 자리 빌려 합법 위장
운영진 9명 검거·도박 행위 94명도 추가 수사
해외에서 수백억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필리핀에서 400억원 규모의 도박자금이 오가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강모(53)씨와 동생 강모(50)씨 등 9명을 검거해 국민체육진흥법(도박개장)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국내 관리총책, 동생 강씨는 국내 현금인출책 역할을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이 인출한 수익금만 2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자금관리와 인력·통장 공급 등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한 강씨와 필리핀 사무실 직원 임모(28)씨, 정모(28)씨 등 3명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어 구속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사이트 서버는 일본, 사무실은 필리핀에 두고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등을 대상으로 각종 베팅을 하는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합법적인 업체로 위장하기 위해 필리핀의 한 게임 회사 사무실을 일부 빌려 쓰기도 했다.
또 사용 계좌 등을 주기적으로 바꾸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교민 안전 확보를 위해 해외 경찰기관에 설치하는 한국인 사건 전담부서 ‘코리안 데스크’와 필리핀 이민청에 적발됐다.
경찰은 해당 사이트에서 도박을 한 94명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평균 약 2000만원을 도박에 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검거된 도박 행위자는 대부분 평범한 일반인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도박을 하다가 돈을 탕진한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이어 “검거하지 못한 필리핀 사무실 관리직 3명을 대상으로 국제공조수사를 추진하는 한편, 도박을 한 사람에 대한 수사도 지속해 입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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