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에서 보증받아 낮은 금리로 돈 빌려쓰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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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착한론’ 지원사업 개시… 자금난 소기업인-소상공인 지원
1인당 1000만∼3000만원 대출

6년째 한식당을 운영하는 A 씨(50)는 최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1금융권을 찾았다. 하지만 상담을 받고 나서는 돈을 빌리는 것을 포기했다. 이미 다른 대출이 있는 데다 신용등급도 낮아 높은 대출이자를 부담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을 판매하는 B 씨(35)는 한국GM 군산공장이 문을 닫아 어려움이 크다. 그렇다고 어렵게 일군 가게를 접을 수는 없다. 부품 구입 비용을 마련해야 하는데 자금이 부족하다. B 씨는 1금융권 문을 두드려봤지만 역시 낮은 신용등급으로 높은 이자를 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전북도가 자금난을 겪는 소기업인 및 소상공인들이 1금융권에서 낮은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착한론’ 지원사업을 18일 시작했다. 전북도, 전북신용보증재단, 전북경제통상진흥원, NH농협,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8개 기관이 손을 맞잡았다.

착한론 지원사업은 신용등급이 4등급 이하이거나 연 소득 4500만 원 이하인 소기업인 및 소상공인들이 1금융권에서 낮은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전북도와 전북신용보증재단이 보증을 서주는 것이다.

낮은 신용등급과 저소득으로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더라도 고율의 이자를 내야 하거나, 아예 1금융권 대출 자격이 되지 않아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2금융권 등을 찾는 소기업인과 소상공인들이 겪는 자금난의 악순환을 끊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착한론 지원사업 운영 재원은 전북도가 20억 원을 내고, 농협(10억 원)과 하나은행(6억 원), 신한은행(4억 원)도 힘을 보탰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을 바탕으로 총 400억 원을 소기업인과 소상공인들에게 빌려준다.

기업인 1인당 1000만∼3000만 원을 빌릴 수 있다. 이자는 연 4%대이고 이 중 2%의 이자비용은 도가 지원한다. 도의 보증을 받고 대출받은 소기업인과 소상공인은 2%의 이자만 내면 된다. 상환 부담도 줄였다. 8년 동안 원금과 이자를 균등 분할해 갚거나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7년 동안 원금과 이자를 균등 분할해 갚아도 된다. 보증서 발급을 위해 내야 하는 비용도 법정 최저인 대출금의 0.5%다.

착한론 이용을 원하는 소상공인과 소기업인들은 전북신용보증재단 본점(063-230-3333)과 4개 지점(군산 익산 정읍 남원)에서 상담을 받은 뒤 보증서를 발급받아 농협과 하나은행, 신한은행에 제출하면 된다. 보증서 발급 가능 여부는 상담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소득과 신용등급이 낮은 소상공인과 소기업인들은 조금의 도움만 받을 수 있어도 사업을 지속하거나 발전시킬 수 있는데 1금융권에서는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대출을 기피하는 경우가 있어 어려움이 많다”며 “착한론이 도내 소상공인들의 자금난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착한론#자금난#소상공인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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