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윤한덕 센터장, 환자 행복과 빠르게 치료받는 시스템 늘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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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8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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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윤순영 의료상황 실장 “근무환경 개선도 강조”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빈소가 마련돼 있다. 2019.2.7/뉴스1 © News1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빈소가 마련돼 있다. 2019.2.7/뉴스1 © News1
“센터장님은 항상 환자를 행복하게 하자는 것과, 응급실에서 일하는 의사들이 조금 더 편하게 하자는 것 두 가지 목표를 강조하셨습니다. 센터장님은 환자가 조금이라도 빠르게 최종치료를 받게 하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하셨어요.”

지난 4일 설연휴 근무 중 타계한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과 함께 일했던 동료이자, 후배인 윤순영 의료상황실장은 8일 오전 윤 센터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이 같이 말했다.

윤 실장은 담담한 표정이었으나 목소리에서는 울음이 묻어났다.

직장상사로서 윤 센터장은 어땠느냐는 질문에 윤 실장은 “굉장히 존경할만한 분이자, 완벽한 상사이셨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큰 일들을 책임감 있게 사심없이 처리하셨고 직원들의 역량이 부족하더라도 질책하시거나 화를 내는 법이 없으셨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이 가장 많이 고민으로 이야기하던 현안이 무엇이냐고 묻자 윤 실장은 “응급의료라는 게 만성질환과는 다르게 시간을 다투기 때문에, 지역 내 발생한 응급질환은 지역 내에서 해결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가셨다”며 “모든 질병에 대해서는 할 수 없겠지만 심장질환이나 외상 등 일부 중요한 질병들에 대해서는 모든 치료가 지역 내에서 완결될 수 있게 해보자고 강조하셨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병원 단독으로 해결하기는 힘든 문제이기 때문에 의료기관과 소방, 지자체 다 같이 협업하는 지역화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다”고 덧붙였다.

윤 센터장이 20년 넘게 일주일에 5~6일을 근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응급의료센터의 근무환경에도 관심이 쏠렸다. 윤 실장은 “센터장님은 보통 토요일밤이나 일요일 아침에 퇴근하시고 월요일 새벽에 출근하는 식으로, 일주일에 한 번만 집에 가셨던 것으로 알고있다”며 “응급의료 체계 발전 및 변화에 고민이 많으셨고, 많은 날은 하루 종일 회의를 하는 날도 있었다”고 들려주었다.

이어 재난응급의료상황실에 대해 “전문의 1~2명이 2교대 근무를 하고, 상황요원은 총 22명으로 구성돼있으며 3~5명이 3교대 근무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같은 경우 총 5100건 전화의뢰가 있었으며 하루에는 평균 10건, 많을 때는 20건까지 있다”고 덧붙였다.

병원에 따르면 윤 센터장은 지난 2017년까지 상황실장을 겸임하면서 재난상황시 직접 지휘도 했으며, 윤 실장이 상황실을 맡은 2017년부터는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식으로 관여했다.

윤 실장은 “현재 센터장님은 안계시지만 팀장들이 각자 맡은 일을 하고 있고, 복지부와의 업무도 빈틈없이 처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센터장이 업무부담때문에 직을 내려놓겠다고 하거나, 부담감을 토로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의료센터를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2월 쯤에는 센터장 직에서 물러나 하고 싶은 다른 현안을 처리할 계획이 있으셨던 것으로 안다”덧붙였다.

윤 센터장은 설 전날인 4일 오후 6시쯤 의료원 집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윤 센터장은 책상 앞에 앉은 자세였다. 경찰에 따르면 윤 센터장의 사인은 관상동맥경화로 인한 급성심장사로 추정된다는 부검의의 1차 소견이 나왔다. 윤 센터장의 가족들은 윤 센터장이 평소에도 응급상황이 생겨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지난 주말에도 업무로 바쁠 것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응급의료의 버팀목’으로 꼽히는 윤 센터장은 응급의료 전용헬기 도입,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응급의료종사자 교육·훈련, 이동형병원 도입 등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했다.

윤 센터장은 400여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응급진료 정보를 수집하는 체계인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을 만들었다. 또 응급환자 이송정보 콘텐츠를 개선·보완해 환자 이송의 적절성 및 신속성을 제고하는 응급의료이송정보망 사업도 추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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