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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평화로운 세상에서’…김복동 할머니 눈물 발인
뉴시스
업데이트
2019-02-01 08:14
2019년 2월 1일 08시 14분
입력
2019-02-01 08:13
2019년 2월 1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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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91) 할머니는 이제 덤덤한 얼굴이었다. 고(故) 김복동(향년 93세) 할머니의 관이 실린 운구차를 그저 하염없이 어루만질 뿐이었다.
1일 오전 6시30분께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김 할머니의 발인이 엄수됐다. 이 할머니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고발하는 데 지난 평생을 함께한 동료의 운구차에 대고 손을 흔들며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
이 할머니와 함께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가 김 할머니의 관을 바로 뒤따랐다. 윤 대표는 김 할머니의 관에 ‘훨훨 날아 평화로운 세상에서 길이길이 행복을 누리소서’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영정사진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지원하는 브랜드인 마리몬드 윤홍조 대표가 들었다. 발인은 불교식으로 치러졌다. 김 할머니의 마지막 길에는 가족 및 지난 27년 간 고인의 활동을 지원하고 응원한 정의기억연대, 평화나비네트워크 등의 관계자 30여명이 함께했다.
추모의 묵념을 하며 가족들은 참지 못한 눈물을 터뜨렸지만 이 할머니와 윤 대표는 끝까지 차분한 표정을 지켰다. 김 할머니가 눈을 감기까지 받아내지 못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받고 그 한을 풀어 주겠다는 약속이자 각오로 읽혔다.
발인식 후 김 할머니는 운구차에 실려 생전에 지내던 ’평화의 우리집‘에 들러 정든 쉼터에 마지막 인사를 했다. 평생의 동료였던 길원옥(91) 할머니와도 이곳에서 작별 인사를 했다.
김 할머니의 운구차는 이날 오전 8시30분께 서울광장에 집결한 추모행렬과 만나 광화문을 거쳐 종로구 구(舊)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영결식을 치른다. 매주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집회가 열리는 곳이다.
노란색 꽃으로 장식된 차량이 김 할머니의 운구차를 뒤따른다. 노란색은 김 할머니가 생전 좋아하던 색이다. 아름답고 자유로운 나비에 둘러싸인 김 할머니의 초상도 붙었다.
청소년·대학생들이 김 할머니의 생전 메시지가 담긴 만장을 들고 광화문을 거쳐 일본대사관을 향해 함께 행진한다.
지난달 28일 오후 10시41분께 암으로 운명을 달리한 김 할머니는 세계 곳곳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를 증언하고 일본 정부에 사과를 요구한 국내 위안부 피해의 산 증인이었다.
1926년 경상남도 양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만 15세였던 1940년 일본으로 끌려가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일본군의 침략경로를 따라 끌려다니며 성노예 피해를 당했다.
1947년 고향에 돌아온 뒤 1992년부터 성노예 피해 사실을 공개하고 국내 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우리나라의 위안부 피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직접 목소리를 냈다.
2012년 3월8일에는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성폭력으로 고통받는 여성을 지원하기 위한 단체 ’나비기금‘을 발족하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5월 국경없는기자회와 프랑스 AFP 통신으로부터 ’자유를 위해 싸우는 세계 100인의 영웅‘에 선정됐다.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는 2015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도 받았다.
김 할머니는 생전 서슬퍼런 눈으로 지켜봤던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영결식을 마무리한 뒤 충남 국립 망향의 동산에 안치된다. 하관식은 오후 5시에 진행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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