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보안노조 “김정호의원 욕설 사과해야” 김정호 “공항공사 제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공격”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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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요원들 “정치논리 황당”
경위서에 김정호의원 욕설내용 기록

김포국제공항 보안요원 김모 씨가 20일 국내선 출발동 입구에서 겪은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의 갑질 행태를 자필로 적어 한국공항공사에 제출한 경위서. 한울타리공공노조 김포항공보안지부 제공
김포국제공항 보안요원 김모 씨가 20일 국내선 출발동 입구에서 겪은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의 갑질 행태를 자필로 적어 한국공항공사에 제출한 경위서. 한울타리공공노조 김포항공보안지부 제공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58·경남 김해을)에게 욕설 섞인 ‘갑질’을 당했다는 김포국제공항 보안요원 김모 씨(24)가 속한 노동조합이 24일 김 의원에게 공식 항의서한을 보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이날 김해신공항 문제를 두고 대척점에 있는 한국공항공사가 사건을 제보한 것이며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보안요원들 사이에선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 정치논리로 엮는 걸 보니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국노총 공공연맹 한울타리공공노조 김포항공보안지부는 항의서한에서 “의원에게 욕설까지 들어가며 근무해야 하는 피해 보안요원이 되레 갑질을 했다고 하니 망연자실할 뿐”이라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 의원은 공항의 모든 비정규직 보안요원들이 규정된 업무만 수행할 뿐 별다른 권한이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갑질’ 주장으로 사기를 저하시켰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김 의원이 2000여 명의 전국 공항 보안요원에게 상처를 줬고 보안활동을 위축시켰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20일 오후 9시 10분경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동 3층 입구에서 스마트폰 투명 커버 속 신분증을 꺼내 달라는 김 씨 요청을 거부하고 관련 규정 제출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김 씨에게 욕설까지 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김 의원은 “욕설을 안 했고 보안요원이 규정에 없는 갑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씨가 자필로 써 공사에 제출한 경위서에는 “고객님(김 의원)이 규정을 얼른 찾으라고 화를 내며 재촉하고 여기저기 전화하면서 저한테 ‘이 새×들이 똑바로 근무 안 서네’ ‘니들이 뭐 대단하다고 갑질을 하냐’고 말하고 얼굴 사진을 찍었다” “고객님의 계속되는 재촉과 어떤 말씀에도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양해를 구했지만 화를 냈다”고 적혀 있다.

또 김 씨는 “고객님께서 본인이 국토교통위 소속 국회의원인데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느냐며 화를 내셔서 다른 승객들의 입장에 방해가 됐다” “이 상황을 지켜본 다른 승객들도 이해 안 된다는 표정으로 지나갔다”고 적었다. 김 의원이 ‘나는 마지막 탑승객이라 뒤에 기다리는 승객이 불평을 토로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한 것과 상반된 주장이다.

김 씨는 당시 김 의원 옆에 있던 보좌관에게서 “의원님은 공항을 건드린 적 없는데”라는 말을 듣고 위협을 느꼈다고 적었다. 노조 관계자는 “국토위 소속 김 의원은 ‘갑’, 피감기관인 공사는 ‘을’, 공사 산하 협력업체 비정규직인 김 씨는 ‘병’”이라며 “‘병’은 ‘갑’의 말 한마디마다 매우 두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주 djc@donga.com / 김해=강정훈 기자
#김정호#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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