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쟁기질 하는 곳…조선후기 동학도-관군 교전으로 ‘핏골’ 불리기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3일 2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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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월=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사진 영월=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해월 최시형의 행적이 있는 강원 영월군 중동면 직동2리 돌배마을에는 뜻밖에도 소를 이용한 쟁기질을 볼 수 있었다.

이 마을은 주변 밭에 콩과 옥수수를 주로 심는데 경사가 가파른 탓에 기계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민 양종석 씨(62)가 15세 암소를 앞세워 쟁기질로 농사일을 하고 있다. 일은 4월부터 6월말에 집중되는데 하루 일당은 20만 원 수준이다.

외지에서 생활하다 15년 전 귀향했다는 양 씨는 “공기와 물, 사람 모두 좋아 여기만한 곳이 없다”며 “암소가 나이가 들기는 했지만 앞으로 4~5년은 거뜬하다”고 말했다.

이 마을의 이정표에는 백운산 자락의 해발 750m 지대에 있고 음력 9월이면 민물 김을 채취할 수 있고 조개껍질 같은 바다생물의 화석이 발견된다고 기록돼 있다. 또 1949년 빨치산에 의해 우익청년단원 10여명이 학살당했고, 조선 후기에는 동학도와 관군의 교전으로 많은 사람이 죽어 ‘피 직(稷)’ ‘골 동(洞)’ 자를 써서 직동(稷洞), ‘핏골’로 불렸다고 한다.

이장 윤경섭 씨(54)는 “해월 최시형이 은거한 것으로 알려진 동굴이 인근 산에 남아 있다”며 “우리 역사의 흔적을 잘 살려 스토리텔링이 있는 마을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월=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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